서울대 법학연구소-형사정책연구원 등 공동 주최...서울대 최종길교수기념홀서 열려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경희대학교 법학연구소는 28일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 최종길교수기념홀(Tsche Chong Kil Hall)에서 주한 독일대사관과 한독 공동학술회의를 공동 주최한다고 밝혔다.

경희대 법학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8월 부임한 미하일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가 부임 후 첫 번째로 개최하는 이번 한독 공동학술회의 주제는 ‘한국과 독일의 과거청산과 기억문화’ 이다.

▲ ‘한국과 독일의 과거청산과 기억문화’ 한독 공동학술회의 리플릿(경희대 제공)

독일은 2차대전 당시 나치의 만행 등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수백 개에 이르는 재단을 설립하고 추모지를 조성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철저한 과거청산과 함께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의 문화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는 독일의 경험을 되짚어 보고, 우리의 과거청산 과제를 되새겨 보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이번 한독 공동학술회의는 12월부터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나라의 ‘진실과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활동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적 명성을 지닌 독일의 훔볼트연구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학술회의는 서울대 최종길홀에서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故) 최종길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독일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60년대 우수한 학자들만을 엄선하기로 유명한 독일 훔볼트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세계적인 학자였다.

그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던 유신 시절인 1973년 10월 19일 당시 중앙정보부의 고문으로 사망했다. 그의 죄목은 단지 유신반대 데모에 나섰던 학생들을 옹호하고자 했던 것밖에 없었다.

최 교수의 죽음은 그의 지도교수 게르하르트 케겔(Gerhard Kegel) 박사를 비롯해 많은 독일 학자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에 대한 이러한 충격은 아직까지도 독일인들의 기억에 깊숙이 박혀 있다.

훔볼트재단 엔노 아우프데어하이데(Enno Aufderheide) 사무총장은 비디오 인사말을 통해 같은 훔볼트 회원인 고 최종길 교수를 애도하며, "화해의 비밀은 기억에 있다"는 말로 고인을 비롯해 독일과 한국의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사전 배포된 축사에서 "과거청산의 진정한 의미는 반인륜적 범죄의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데 있다" 며 기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국 측 공동주최자는 서울대 법학연구소(한국법사학자 정근식 소장), 한국학중앙연구원(안병욱 원장), 형사정책연구원(한인섭 원장), 경희대학교 법학연구소(최광준 소장) 등이다.

안병욱 원장은 진실과 화해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고, 한인섭 원장은 2003년 최종길 교수 서거 30주년인 2003년 안경환 당시 서울대 법대 학장과 함께 부학장으로서 최종길교수기념홀 헌정에 기여했다.

▲ 최종길 교수 기념홀/TSCHE Chong Kil Memorial Hall(경희대 제공)

한인섭 교수는 특히 2003년 최종길교수기념홀에 추모사를 써준 김정남 전 대통령 교육문화사회 수석을 인터뷰한 뒤 최근 ‘그곳에 늘 그가 있었다 - 민주화운동 40년(김정남 진실 역정, 창작과비평 2020)’이라는 책을 펴냈다.

김정남 전 수석의 추모사는 “최종길 교수(1931-1973)는 이 대학에서 법과 정의를 가르쳤다. 그는 학문으로써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진정한 학자요 선지자였으며, 달을 보고 해라고 말해야 했던 시대, 그는 진실을 말하고 정의를 외치다가 불의한 권력에 의해 희생되었다. 그는 진실 없이는 자유가 없다는 것을 그의 온 생애를 들어 증거하였다. 이 방안에 들어오는 이는 누구나 이런 질문을 받고 있다. ‘오늘 당신은 이 땅의 인권과 정의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경희대 법학연구소 최광준 소장은 최종길 교수의 외아들이다.

법학을 전공한 라이펜슈툴 대사와 친분이 있는 최광준 교수는 라이펜슈툴 대사와 같은 1964년 생으로 독일에서 학부부터 법학 공부를 시작했으며 훔볼트연구재단의 지원으로 독일에서 연구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훔볼트재단의 한국주재학술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 참가자

미하엘 라이펜슈툴(Michael Reiffenstuel) 주한 독일대사

▲ 미하엘 라이펜슈툴(Michael Reiffenstuel) 주한 독일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Michael Reiffenstuel) 독일대사는 1993년 외무부에 입부하여 사라예보 공관 차석, 런던 대외정책 담당관, 뉴델리 공보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터키 이스탄불 총영사로 재직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해외 독일홍보팀장을 맡았고 해외 커뮤니케이션 전략 기획과 과장대리를 거쳐 2009년부터 2012년 여름까지 아랍권 독일센터장을 역임했다.

이후 카이로 대사관 대외정책 분야를 담당했다. 2012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312과 과장으로 아랍권 전환과 마그레브 국가들과의 양자 및 유럽연합(EU) 관계를 담당했다.

이후 2018년 7월까지 외무부 대외 문화정책 담당관이자 문화소통 부국장을 지냈다. 이 외에도 베를린 외무부 본부에서 국제 법률 및 대량학살무기 비확산 분야도 담당했다.

1964년 테게른제에서 태어나 기본 군복무 이후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미국 애선스 조지아대학교에서 1993년 법학석사(LLM)를 취득했다. 가족관계는 기혼에 자녀 3명을 두고 있다.

정근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한국의 식민지 경험과 해방 이후의 사회변동, 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사적 연구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과 평의원회 의장, 한국 냉전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민주화운동이나 동아시아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국가폭력과 이행기 정의에 관한 관심을 가져왔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오키나와나 금문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전쟁 포로를 포함한 분단문제와 접경지역 연구, 그리고 민주인권기념관 계획 및 한국 인권 100년사 집필을 주도하였다. 최근에는 한국전쟁의 유산 및 다양한 맥락의 평화 및 화해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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