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SK이노베이션은 22일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의 문서 삭제’ 주장과 관련, "LG화학이 삭제됐다고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포렌식 전문가의 분석 결과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먼저 대기업간의 계속되는 분쟁으로 국민들께, 시장에, 언론에 심려를 끼쳐 드리는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ITC에서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 발명자가 특허침해 소송이 예견된 지난해 7월 이후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이에 대해 “LG화학은 억지·왜곡 주장으로 SK이노베이션을 끝도 없이 매도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설명을 드릴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소송이 바로 잡아질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94 특허는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출원한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로,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자사의 994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LG화학을 제소했다.

이에 맞서 LG화학은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며, 역으로 ITC에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재를 요청했다.

LG화학 측은 지난 2013년부터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에 판매된 LG화학 A7 배터리가 해당 기술을 탑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또 지난 8월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했다며 ITC에 제재를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러나 “공개된 문서(Public Version)는 제한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을 들어 보면 LG화학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알기에는 충분하다”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 삭제 주장하는 문서 ‘멀쩡히 보관중'…‘문서삭제 프레임 오해’ 받을 것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994특허 발명자가 특허침해 소송이 예견된 2019년 7월 이후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 측은 포렌식 전문가의 분석 결과 LG화학이 발명자가 삭제하였다고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ITC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발명자의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일종의 클라우드 업무시스템) 백업파일을 포렌식 목적으로 LG화학에 제공한 바 있는데도 LG화학은 이 같은 팩트를 왜곡해 문서 삭제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결론적으로 A7은 LG화학이 주장하듯 994특허의 선행기술이 될 수 없다”면서 “A7은 3면 실링(Sealing)을 적용했다고 하지만, 정교한 기술 설계가 반영되지 않았고, 스페이스(Space) 설계기술은 아예 적용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은 또 정상적으로 보관되고 있는 파일들이 마치 삭제된 것처럼 표시해 ITC에 제출했다”면서 “LG화학이 제재 요청을 하며 붙임으로 제출한 표는 SK이노베이션 팀룸(서버 저장소)에서 삭제된 파일 중 ‘LG’와 관련된 파일 목록이다. 이 표 원본에는 삭제로 표시된 파일들이 팀룸 내 파일로 잔존 또는 중복 존재 여부가 정확하게 표시돼 있었으나, 이 행을 삭제해 제출하는 왜곡을 자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상식적으로도 SK이노베이션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난 후 관련된 문서를 삭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LG가 이런 왜곡·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LG화학이 ‘근거 제시를 통한 정정당당한 소송전략’이 아닌 ‘말도 안되는 문서 삭제 프레임’에 의존하는 것으로 오해 받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끝으로 “LG화학이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여러번 강조한 바 있다”면서 “소송에도 책임감 있게 근거를 제시하면서 정정당당하게 임하되, 대화를 통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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