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르노삼성 등 내수판매 부진 속 현대차 두 자릿수 상승
수출은 닛산 로그·QM6 쌍끌이 르노삼성만 호조

[이코노뉴스=김태우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이 급등하고 있다. 다만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내수 판매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현대차만 승승장구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5사의 내수판매는 도합 14만342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대비 3.1% 감소한 규모다. 

기아자동차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다른 3사의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현대차는 홀로 12.8%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11월 내수판매는 6만3895대로 전년 동월대비 12.8% 증가했다. 그랜저IG가 월평균 1만대 이상의 물량을 보장해주고, 중형 LF소나타, 준중형 아반떼AD도 경쟁자들의 추격을 떨쳐내며 주력인 세단 라인업이 탄탄히 버텨주는 가운데 소형 SUV 코나가 월 4000대 이상의 물량을 추가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려주고 있다. 코나는 지난 8월 이후 소형 SUV 시장에서 4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11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대비 0.2% 증가한 4만9027대를 판매했다.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의 부진을 쏘렌토, 카니발, 니로 등 RV 라인업이 지탱해주며 보합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소형 SUV 스토닉도 코나 만큼은 아니지만 1300대 이상의 판매실적으로 힘을 보탰다. 

한국지엠은 11월 국내 시장에서 1만349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대비 감소폭은 무려 40.0%에 달한다. 최대 볼륨을 책임져온 경차 더 넥스트 스파크가 41.7% 하락한 것을 비롯, 올 뉴 크루즈(14.7%), 올 뉴 말리부(46.9%), 트랙스(44.1%) 등 주력 모델들이 모두 큰 폭으로 판매가 줄었다.

올해 볼륨 모델 중 유일한 신차였던 더 넥스트 스파크는 지난달 디젤 모델 추가로 821대를 판매하며 전월(297대)의 극심한 부진에는 벗어났지만 준중형 세단 신차의 성적표로 세 자릿수 판매는 여전히 빈약하다. 

르노삼성 역시 SM6와 QM6가 한참 신차 효과를 누리던 지난해 11월 실적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1월 내수 판매는 8302대로 전년 동월대비 33.9% 감소했다.

주력 모델인 SM6는 전년 동월대비 58.1% 감소한 2219대, QM6는 25.3% 감소한 2882대로 지난해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위용이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소형 SUV QM3도 43.2% 감소한 1098대에 머물렀다. 

오히려 노후 모델인 SM5가 동급 최고 ‘가성비’를 앞세워 전년 동월대비 215.8% 증가한 1077대의 판매실적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쌍용차는 11월 내수판매 8769대로 7.5%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신차 G4렉스턴이 1736대의 실적을 보태줬지만 주력 모델인 티볼리가 15.6% 감소한 429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이 하락했다.  

그나마 ‘티볼리 에어’로 업그레이드된 티볼리가 신차인 현대차 코나에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 실적 하락폭을 줄였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내수판매가 30~40% 급락한 가운데 현대차가 홀로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면서 완성차 5사간 점유율 구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11월 39.1%였던 현대차의 완성차 시장 내 점유율은 올해 11월 45.5%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33.8%에서 34.9%로 점유율이 올라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72.9%에서 80.5%까지 올랐다.  

그 사이 한국지엠의 점유율은 11.9%에서 7.4%까지 급락했고, 르노삼성도 8.7%였던 점유율이 5.9%로 떨어졌다. 쌍용차도 6.5%에서 6.2%로 점유율 하락을 맛봤다.

SM6, 말리부, 티볼리 등 경쟁사들의 인기 차종 출시로 한동안 주춤했던 현대·기아차의 과점 시대가 다시 부활하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SM6나 말리부와 같이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쏘렌토 등 현대·기아차의 각 차급 대표 차종을 견제할 인기 차종이 올해는 등장하지 않고 있어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으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면서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경시했던 소형 SUV 시장에 진출한 것도 점유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출 및 해외생산 판매에서는 르노삼성을 제외한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르노삼성의 11월 수출실적은 1만7457대로 전년 동월대비 34.4% 증가했다. 주력 수출모델인 닛산 로그가 전년 동월대비 15.6% 증가한 1만3177대를 기록했고, ‘뉴 콜레오스’로 수출되는 QM6도 229.0% 증가한 4063대가 수출되며 힘을 보탰다.

반면, 현대차는 국내공장 수출과 해외공장 판매를 포함한 11월 해외판매가 전년 동월대비 13.6% 감소한 35만9045대에 머물렀다. 기아차 역시 11월 해외 시장에서 17.6% 감소한 21만61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미국에서의 승용시장 위축 추세와 일부 국가들의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한국지엠도 GM 본사의 유럽 철수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월 수출은 3만2194대로 전년 동월대비 10.1% 감소했다. 쌍용차도 22.1% 감소한 3313대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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