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서양희 기자] 현대ㆍ기아차가 대미 로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경쟁업체인 도요타와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 시장 점유율이 도요타에 확연히 밀리는 일본의 2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의 로비규모도 현대ㆍ기아차의 1.8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본 완성차 업체의 로비관련 법안은 현대ㆍ기아차보다 훨씬 넓고 다양해 미국 시장 변화에 대한 일본 업체의 사전 대응 노력이 여전히 한국을 앞지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6일 이코노뉴스가 확인한 미국 시민단체 오프시크리츠의 도요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도요타의 2019년 대미 로비지출액은 732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ㆍ기아차(165만달러)는 물론이고 한국 기업 중 로비액이 가장 많았던 삼성(347만달러)을 훨씬 추월하는 규모다.

미국은 정치권에 대한 로비가 합법화한 사회인만큼, 로비액이 많다는 것은 도요타의 현지 영향력이 그만큼 현대ㆍ기아차를 앞선다는 얘기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대ㆍ기아차의 로비가 일본 2위업체인 혼다와 비교할 때도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혼다의 2019년 대미 로비액은 263만달러였다.

한일 완성차 업체 사이의 로비 격차는 질적으로도 확인됐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2019년 로비가이뤄진 법안은 12개였는데 대부분 자동차 관련 이슈에 한정됐다. 반면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32개와 24개 법안에 대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 현대차의 로비 목록에는 전기차 관련 입법이 빠져 있었지만,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전기차 관련법’(Electric CARS Act of 2019)에도 의견을 반영했다.

특히 도요타는 자동차, 외국인 투자법, 자동차관련 세법 등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IoT Cybersecurity Improvement Act of 2019) 분야에도 큰 돈을 들여 관련 입법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도요타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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