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제외 모든 연령층 출산율 줄어-20대 후반·30대초반 크게 떨어져…인구 감소추세 가팔라져

[이코노뉴스=이성주 기자]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으로 210조원의 예산을 퍼부었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가 30만명을 조금 넘기는 수준에 머물면서 합계출산율이 불과 0.92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뉴시스 제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일 뿐 아니라 합계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유일한 국가다.

통계청은 26일 ‘2019년 출생통계’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지난 2018년보다 7.4%(2만4100명) 감소한 30만27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0~1990년대 한 해 출생아 수가 60만~7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2018년 0.98명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이고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OECD 평균은 2018년 기준 1.63명이다. 대표적인 저출산국가로 알려진 일본(1.42명), 그리스(1.35명) 등의 합계출산율도 한국보다는 높았다. 우리나라 바로 위에 있는 스페인 1.26명과도 차이가 크다.
연령별로 보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출산율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연령별 출산율이 20대 후반(25~29세)은 5.3명(12.9%) 줄어들면서 35.7명에 그쳤다. 30대 초반(30~34세)도 5.2명(5.7%) 줄어든 86.2명에 머물렀다.

30대 초반 출산율이 처음으로 90명 아래로 떨어지긴 했지만 모든 연령층 중에서는 가장 높다. 오히려 40대 초반 출산율이 6.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를 보면 둘째아 출생이 전년보다 1만1000명(9.5%)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첫째아와 셋째아도 각각 4.7%와 8.9% 감소했다.

첫째아의 여성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 둘째아는 33.8세, 셋째아는 35.2세였다.

합산출산율 1명 이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인구 감소 추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8년 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9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6년 추계 때 발표한 2032년보다 3년 앞당겨진 것이다.
총인구는 2044년에 5000만명 벽이 깨진 뒤 2066년 3000만명대로 낮아져 100년 뒤인 2117년에는 2081만명에 그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전망조차 합계 출산율이 1.27명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에서 인구 유입이 이뤄진다는 가정에 바탕한 것이다.
합계 출산율 하락 속도가 통계청 전망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구감소 시기가 당초 인구추계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전년대비 0.07명 감소한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9년에는 0.06명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1년에 0.86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합산출산율이 올해 0.80명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겠다면서 지난 2018년 26조3000억원, 2019년 32조3000억원, 올해 37조6000억원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지자체들도 출산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출산 장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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