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일본 정부 한번도 사죄 안 해, 양식에 걸맞은 행동하길"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5일 "일본 정부가 인류 보편 양식에 걸맞은 행동으로 인권과 평화를 애호하는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또 “남북이 소통하고 협력해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것이 선열의 뜻을 잇는 길”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도내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2주간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내용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이재명 지사는 이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선열들께서 염원하던 자주독립의 꿈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친일잔재 청산 노력을 바탕으로 완전한 기술독립으로 부강한 나라, 남북이 평화롭게 번영하는 한반도를 위해 경기도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단 한 차례도 사죄를 한 적이 없다.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오히려 경제침략으로 도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광복절을 맞이하는 지금 일본 정부는 선제공격이 가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라 이날 광복절 행사를 열지 않고 이 지사의 경축사만 온라인으로 배포했다.

다음은 이재명 지사의 광복절 경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75번째 맞는 광복절입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독립을 이루고 번영을 일굴 수 있었습니다.

선열들 앞에 머리 숙여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7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일제의 수탈은

우리에게 여전히 씻을 수 없는 상처입니다.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고 짓밟은 일본은

여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단 한 차례도

사죄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에 반발하며

오히려 경제침략으로 도발하였습니다.

한해가 지나 다시 광복절을 맞이하는 지금,

일본 정부는 선제공격이 가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경기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롯하여

일제에 수탈당하고 상처받은 분들이

여전히 생존해 계십니다.

불과 사오년 전만 하더라도

천여 명이 넘는 피해자분들이 계셨지만

그 사이 절반 넘게 돌아가셨습니다.

일본 정부는 역사의 증인들이 사라질 때까지

눈과 귀를 막고 버티면

모든 과오가 없던 일이 될 거라고

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일 뿐입니다.

과거를 용서받고

미래로 함께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피해자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사죄하고

합당한 책임을 지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길뿐입니다.

일본 정부가 인류 보편의 양식에 걸맞은 행동으로

인권과 평화를 애호하는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1,370만 도민 여러분,

선열들께서 염원하시던 자주독립의 꿈은

살아남은 이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남북으로 갈리어 갈등과 대화를 반복하는 한반도는

선열들께서 꿈꾸던 세상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같은 역사와 아픔을 공유하는

남과 북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여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것은

선열의 뜻을 잇는 길입니다.

특히 접경지대를 품고 있는 경기도 입장에서

평화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경기도는 남북관계에 따른 영향을

가장 빨리 가장 크게 받습니다.

최근 벌어진 대북전단 불법살포 사건처럼

일촉즉발의 사태가 발생하면

도민의 생명과 행복이 곧바로 위협받습니다.

황강댐 방류나 감염병 확산에서 볼 수 있듯

남과 북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가 수두룩합니다.

가는 길이 어렵고 힘들다고 포기했다면

해방도 독립도 맞지 못했을 것입니다.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때

평화는 우리 곁에 성큼 오게 될 것입니다.

경기도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남북교류협력을 꾸준히 추진해왔습니다.

남북공동방역을 위한 협력물자 지원과

남북농업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지방정부 최초로 UN제재면제를 승인받았습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대북 인도 지원 사업을 위해

대북제재 면제 대상 확대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도

그동안의 노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열화상감지기를 포함한

코로나19 방역 물품 7종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보건의료 분야 협력과 인도적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나보다 이웃과 공동체의 안녕을 먼저 생각한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은

오늘날에도 빛나고 있습니다.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합심하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서 시작된

자발적인 불매운동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고,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기술독립을 이루려는 노력도

짧은 기간 안에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친일문화잔재 청산을 위한 경기도의 노력도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효과적인 방역으로 전 세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정부의 철저한 방역과

의료진의 놀라운 헌신,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남다른 시민의식이 함께 이룬 성과입니다.

선열들의 정신을 기억하는 한

어떠한 위기도 어떠한 재난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친일잔재 청산 노력을 바탕으로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완전한 기술독립으로 부강한 나라를 위해

남북이 평화롭게 번영하는 한반도를 위해

경기도가 앞장서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어제를 지켜주신

순국선열·독립유공자 여러분과

일제의 수탈에도 꿋꿋이 견뎌내신 모든 분께

다시금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지키고 계신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주시는 모든 분께도

존경과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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