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96.5로 19개월연속 기준선 이하…연평균BSI 2012년이후 최저

올해 기업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 밑으로 계속 맴도는 등 얼어붙었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12월 전망치는 96.5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기준선 100에 못 미쳤다.

▲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제공)

기업경기실사지수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상대로 체감 경기 동향을 묻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 반대 경우에는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내내 기업 심리가 부정적이었던 셈이다.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년을 맞은 올해 내내 기업 심리는 부정적이었다.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북핵문제, 가계부채,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설(1월, 89.9)과 추석(10월, 92.3) 있는 달의 명절 특수도 없었고, 5월 효과(91.7)도 사라졌다.

5월 전망치는 가정의 달과 관련 내수진작에 대한 기대로 기준선 100을 넘는 경향이 있다. 최근 20년간 5월 전망치가 기준선을 하회한 해는 4개연도 뿐이다.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면서 연평균 BSI(93.5)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망치 평균은 2012년 이후 6년 내내 100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장기간 낮은 수준이 지속되는 것은 부정적 기업 심리가 만성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경제 위기 때는 기업 심리가 급격히 하락해서 평균이 2∼3년 연속 100을 하회했다가도, 위기를 극복하면서 곧 회복되었다. 반면 근래의 평균 전망치는 기준선을 넘지 못한 채 장기 침체됐다.

아울러 실적치 역시 부진이 만성화되었다. 11월 실적치는 3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실적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100.0)는 보합, 수출(100.7)은 호조를 기록했다. 이를 제외한 투자(99.3), 자금사정(98.1), 재고(103.5), 고용(99.8), 채산성(96.7) 모두 부진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외환위기 때보다 수출, 외환보유액, 국가신용등급 같은 거시지표는 개선됐지만 구조개혁과 같은 과제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돌아보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2월 업종별 전망치는 제조업은 93.2로 지난달(94.4) 대비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100.5로 지난달(99.4)보다 개선했다.

부문별로는 내수와 수출, 투자, 고용 등에서 모두 100을 넘어 기업들이 대체로 양호한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자금사정과 채산성 부문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었다.

11월 실적치는 93.6으로 지난달(95)보다 낮았다. 부문별로는 ▲내수 100 ▲수출 100.7 ▲투자 99.3 ▲자금사정 98.1 ▲재고 103.5 ▲고용 99.8 ▲채산성 96.7 등을 기록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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