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권 시장, 콘텐츠 제공자와 소비자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이현우 교수

중계권 시장의 변화(3)···‘스포츠 콘텐츠도 희소성 확보가 가장 중요’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l승인2020.08.02l수정2020.08.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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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경제학적인 접근에 따르면 스포츠 콘텐츠도 희소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질 때 그 가치가 높아지는 경제학 법칙에서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내가 중계권을 사지 않으면 상대 채널이 중계권을 살 것이기 때문에 곧 가격 경쟁이 생기고, 사들인 중계권을 기반으로 최대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진다.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유럽은 보편적 시청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편이고, 자본주의를 따르는 미국 시장에서는 리그의 규모에 따라 중계권 협상이나 그 수익구조가 다양하다. 같은 스포츠라도 그것이 공유되고 중계되는 형태는 각양각색인 것이다.

이전 칼럼들에서 앞서 말해왔듯이, 나라별로 리그별로 특정 판결이나 법안에 따라서 독점적 중계권을 행사하는 범위도 다양하다. 특히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중계권 계약과 컨소시엄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우리에게 축구팀으로 유명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는 기존 매체를 넘어서서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축구 뿐만아니라 농구 등 다양한 팀들에 대한 자체 컨텐츠 제작 및 자체 중계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은 가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새로운 시도들이 실험되고 있다.

유럽에서 TV 중계를 하던 기존 미디어가 넷플릭스와 협업을 하기도 하며, 미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MLS(Major League Soccer) 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간소화되어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시즌을 ESPN 방송국과의 협업을 통해 중계하기로 했다.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알프레도 디스테파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 비야 레알과의 경기를 2-1로 승리해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지네딘 지단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마드리드=AP/뉴시스 자료사진]

MLS는 미국과 캐나다의 최상위 프로 축구 리그로, 미국 24개 팀과 캐나다 3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 축구 리그들은 무관중 경기를 CG(컴퓨터 그래픽)로 채우거나 섹션 전체를 천으로 가리는 동시에 팬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아내기도 했다.

개그 프로그램이나 시트콤에 웃음소리 효과음이 활용되듯이 관중의 반응이 야구 중계에 효과음으로 삽입되기 시작했고, 관중들의 실시간 반응이 없다보니 선수들과 코치들의 반응을 담는 마이크의 배치를 늘려서 현장감을 전달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스포츠 전문가들이 이러한 뉴미디어의 제작 및 활용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이든 미국이든 기존 미디어의 중계 전문성이 새로운 미디어와 만난다든지,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구단이 자체적으로 움직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중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생산되는 콘텐츠와 그것이 공유되는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2020 프로야구가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가 훈련하는 모습을 한 방송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코로나19 사태에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한 우리나라는 시즌 개막을 못한 미국에 중계권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희소성이 가져다준 예상치 못한 진출이었다.

반면 FC서울은 리얼돌을 관중석에 배치하면서 외신에 까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스포츠를 통해 공유되는 문화의 가치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뉴미디어 시대에 우리나라의 중계권 시장이 걱정되는 이유도 스포츠 문화의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시각에 머물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의 중계권 시장은 독점권을 쥐는 방송사나 포털에 휘둘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에 기반해 드라마를 사고팔듯이 스포츠 콘텐츠를 다뤄왔고, 포털들은 중계권을 확보해놓고도 부족한 제작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방송사와 포털 간에 알력 싸움으로 애꿎은 시청자들만 질 떨어진 중계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였다.

여기에서 필자가 아쉬운 점은 협회나 구단들의 스포츠 매니지먼트 능력이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기조로 발전해왔다고는 하지만 구단이나 선수는 훈련만하고, 중계권은 팔아 놓고서 강 건너 불구경만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스럽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프런트 직원들이 많지만, 외국에 비해 그 전문적 인력 자원이나 개입 정도 그리그 그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확연히 대비된다.

▲ 7월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한화 이글스 경기, 관중들이 사회적 거리를 두고 관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프로야구는 지난 5월 5일 개막 이후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으나 7월 26일부터 관중석의 10% 규모로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뉴시스

스포츠의 가치에 대한 철학이나 이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능력은 그 본질적인 가치를 생산해내는 집단인 협회와 구단들에 있다. 그래야 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콘텐츠 제공자와 중계자 그리고 소비자 간에 단절이 두드러진다. 외국 협회와 구단들이 자신들의 가치나 철학을 반영하여 뉴미디어 시대의 중계권 시장을 선도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스포츠 기관들의 초점은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내내 성적내는 것에만 맞춰져 있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분리에 따른 피해자는 계속 나온다. 이 본질적인 근시안적 시야를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나라 스포츠계는 앞으로도 주권을 갖지 못하고 기존처럼 정치계나 시장 혹은 자본 그리고 쌓여온 적폐에 휘둘릴 뿐이다.

 

 

 
이현우 텍사스A&M대학교 교수  hwlee@ta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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