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러시아 문학기행 '도스토옙스키 두 번 죽다'

[이코노뉴스=이성주 기자] 사형수에서 대문호가 된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담은 ‘러시아 문학기행1, 도스토옙스키 두 번 죽다’가 출간됐다.

▲ 이정식 지음 / 340쪽 / 국판 / 한결미디어 / 값 16,000원

이 책은 언론인 출신 작가 이정식씨가 시베리아 유형지 옴스크 등에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흔적들을 찾아 떠난 기행문을 골격으로 한 도스토옙스키의 인생이야기다. 고난이 그의 인생과 작품에 미친 영향을 추적해 분석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28세 때 정치범으로 체포돼 사형 언도를 받고 사형장까지 끌려갔다가 형장에서 황제의 감형 조치로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졌다.

모든 것을 포기했던 사형장에서 처형 직전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후 도스토옙스키는 생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갖는다. 그는 살아있음에 감사했고 그날 이후 ‘생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삶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그는 참혹한 환경의 시베리아 유형소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소설의 소재가 될 온갖 유형의 범죄자들을 관찰한다. 후일 유형소 생활에 대해 쓴 ‘죽음의 집의 기록’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불후의 명작인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 그의 대작들은 대부분 유형소에서 그 싹이 잉태됐다고 할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30대의 대부분을 보낸 시베리아는 그에게 무한한 고통을 안겨 준 곳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무형의 선물도 주었다. 귀족출신이었던 그는 유형소에서 비로소 러시아 민중에 대해 깊이 알게 되었다. 수용소를 나온 후 시베리아에서 유부녀 마리야를 알게 돼 첫 결혼에 이르기까지 겪은 지독한 사랑의 경험도 도스토옙스키에게는 이후 소설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시베리아는 과연 도스토옙스키를 대문호로 키운 운명의 대지이기도 했다.

저자는 “우리의 삶과 죽음, 왜 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의 문제들을 한 번쯤 도스토옙스키라는 거울에 비춰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도스토옙스키의 삶의 궤적을 찾아 수년에 걸쳐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있는 도스토옙스키 박물관을 방문했다. 도스토옙스키 박물관은 러시아에 6곳, 카자흐스탄에 1곳이 있다. 카자흐스탄도 과거 제정러시아의 영토였으므로 도스토옙스키가 살아있던 당시의 러시아 땅에 모두 7곳의 박물관이 있는 셈다.

박물관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모스크바 마린스키 빈민구제병원의 의사 관사, 10대 초반 농촌의 추억을 남겨준 가족 영지 다로보예, 유형지였던 시베리아의 옴스크, 강제 군복무를 한 시베리아의 세미팔라틴스크(현재는 카자흐스탄의 세메이), 시베리아에서 만난 첫사랑의 여인 마리야와 결혼을 한 쿠즈네츠크(현재는 노보쿠즈네츠크), 말년에 가난에서 조금 벗어났을 때 ‘카라마조프가네 형제들’ 등을 집필한 스타라야루사 별장, 그리고 생을 마감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파트 등이다.

이 책은 ‘러시아 문학기행’ 시리즈의 1권으로 2권에서는 도스토옙스키의 최후와 취재 여행에서의 에피소드 등을 다룰 예정이며 3권부터는 톨스토이를 비롯한 다른 러시아 문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 이정식씨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지구과학과)를 졸업했고 CBS, KBS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CBS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CBS 사장과 CBS노컷뉴스 회장을 역임하고 뉴스1 사장 및 부회장, 서울문화사 부회장을 지냈다.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안중근 의사 홍보대사를 하고 있다. 서울대 언론인 대상(2009)을 수상했으며, 이정식 애창가곡 1,2,3,4집 등의 음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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