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한필이 칼럼니스트]

대학

傳文 9

齊家治國(제가치국) 8

수신(修身)은 어찌보면 가장 쉬운 길 같습니다. 자기 통제권이 전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절대(絶對)영역이란 뜻입니다. 하지만 제가(齊家)의 영역에 들어서면 상대(相對)가 있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직접적 관계라 해도 내면세계의 절대성이 투사되기 힘듭니다. 일일이 살펴서 다르게 대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절대가 분화되어서 상대라는 여러 얼굴로 대해야 합니다. 복잡한 방정식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낸 후에야 피가 섞이지 않은 타인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세워나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  한필이 칼럼니스트/이코노뉴스 

이제 자아의 얼굴은 점차 없어지고, 사회적 자아라는 만들어진 상대적 얼굴로 대해가야 합니다. 이것을 수신에서 형성된 절대성의 편린이 투영된 채 잡아가려면 모순을 조화시켜가야 하니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이런 내용을 관념적이지 않고 피부에 닿게 설하고 있습니다.

詩云 宜兄宜弟(시운 의형의제)

宜兄宜弟而后(의형의제이후) 可以敎國人(가이교국인)

詩云其儀不忒(시운기의불특) 正是四國(정시사국)

其爲父子兄弟足法而后(기위부자형제족법이후) 民法之也(민법지야)

此謂治國(차위치국) 在齊其家(재제기가)

이를 풀어내면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시경에 말하기를, ‘형과 아우를 화목하게 한다’고 하였으니 형과 아우가 화목해진 뒤에야 비로소 나라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시경에 말하기를, ‘그 거동이 어긋남이 없어 사방의 나라를 바르게 하는구나’고 하였으니, 아비와 아들 형제가 족히 본받을 만하게 된 뒤에야 백성들이 그들을 본받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나라를 다스림이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함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가부장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구성원이 무조건 가장의 지론을 따라야 한다는 법도도 없겠지요.

하지만 가족 구성원중 하나로서 ​수용은 되어야하겠지요. 즉, 가장이 밥을 구하느라 밖으로 정신이 없는데 '저 양반은 저것이 일이니 우리는 우리대로 살자'라는 식이라면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되겠지요. 기준점은 '우리 아빠가 가족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조금이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TV 연속극에서 나오는 아빠들의 모습은 어느덧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대명사가 되고 만 것은 아닌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예인 부부의 ​알콩달콩한 사랑의 모습만이 기준점으로 각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결국은 소처럼 살아서 노동력, 죽어서 고기와 뼈를 바쳐야 하는 것이 이 시대 ​가장의 숙명같습니다.

​​그러나 집안에서 피붙이가 따르지 않고, 회사에서 후학들이 따르지 않더라도 아비들은 아비들의 역할을 해나가야겠지요. 신문도 읽고 TV뉴스도 보면서 ​대장부의 꿈을 1분 1초라도 꾸어야겠지요. 그런 꿈들이 모여서 좀 더 다치지 않고, 좀 더 해하지 않는 그런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것이겠지요.

​술 한잔에 '화목을 위해' 미련을 터는 모든 아빠들 화이팅!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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