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사과,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제 아이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종합)

최아람 기자l승인2020.05.06l수정2020.05.06 16:4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 노조 문제와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 문제 등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검은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어두운 표정으로 회견장 내 단상 앞에 섰다.

그는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면서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부족함,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후 단상 옆으로 나와 한 차례 고개 숙여 사과하고 발표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첫 번째로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해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면서 “법을 지키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처음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왔다”면서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 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사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의 노사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 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노동 3권이 확실히 보장되도록,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시 한 번 단상 옆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감시 부문에서는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라며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체로 경청하겠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면서 “소송이 끝나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중단 없이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치열한 경쟁과 급변하는 상황에서 “위기는 항상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면서 “삼성은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 할 수 있다. 이게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성별·학벌·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면서 “이들이 사명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것이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충실히 행해야 삼성은 삼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차원 더 높이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2~3개월(간의) 전례없는 위기에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앞서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준법의제로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강구해 이 부회장이 국민들 앞에서 발표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뿐만 아니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날 이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사과의 진정성을 드러내고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경영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은 과거 사안에 대한 잇단 사과를 통해 '준법 경영' 준수 차원뿐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에 부합하기 위한 크고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실천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 선고 직후 "과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노조 와해 혐의로 삼성전자 경영진이 유죄 판결을 받자 사과문을 내면서 무노조 경영을 사실상 포기했고, 올해 2월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무단 열람에 대해서도 사과한 바 있다.
최아람 기자  e5@econonews.co.kr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아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조직도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3, 907호 ( 서초동 중앙로얄오피스텔)  |  대표전화 : 02-464-5954  |  팩스 : 02-464-5958  |  대표법인 : 이코노뉴스
등록번호 : 서울, 아03530  |  등록일 : 2015년 01월 19일  |  발행인 : 이종수  |  편집인 : 조희제  |  상임고문 남영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희제
Copyright © 2020 이코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