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중국견문록

[이코노뉴스=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지난 8월 8일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신비스럽고도 절묘한 풍광을 지닌 구채구(九寨溝·주자이거우)가 많이 망가졌다.

▲ 오채지를 배경으로 찍은 필자의 모습

미처 가보지 못한 분들의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역시 넓은 땅, 구채구가 망가져도 그 느낌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바로 황룡(黄龙)이다.

황룡은 구채구와 같이 쓰촨성에 있는데 구채구에서 120㎞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구채구를 찾아오면 세트로 같이 둘러보기도 하는 곳인데 중국 소수민족 중 장족(藏族)과 강족(羌族)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인간 세상에 있는 신선이 사는 곳’이라 해서 인간요지(人间瑶池)라고도 불리어 진다.

이 곳 지명은 멀리서 보면 도랑의 모습이 중국인들이 신성시 여기는 누런 용이 설보산으로 날아 올라가는 모습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 황룡 표지석

중국 소수민족들이 살던 이 곳을 1982년도에 관광사업에 눈을 뜬 중국이 거주하던 사람들을 다 내보내고 자연보호구로 등록하면서 최고등급인 5A(AAAAA)를 부여했다.

1992년에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로부터 반드시 보호해야 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받았는데 참고로 한국에서는 백제문화유적지도 몇 년 전에 등재 받았다.

이 곳의 공식명칭은 황룡풍경명승구(黄龙风景名胜区)이다. 공식명칭을 언급하는 것은 중국 전역 곳곳에 황룡이라는 이름의 명승지가 여러 곳이 있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색상이 아름다운 못, 설산, 협곡, 삼림이 4대 절경(絶景)이라고도 하고 여기에다가 물결, 오래된 사원, 민속풍습을 더해 7대절경이라고도 한다.

▲ 오채지 현장에서 소개하는 오채지의 모습

공해와 거리가 먼 너무나 깨끗하고 그리고 눈이 볼 수 있는 모든 장면들이 달력에 넣어도 될 그림들이라는 점은 구채구와 동일한데 구채구와 차이점은 우선 구채구보다 엄청 더 높은 해발 고도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구채구의 입구가 해발 2,000m이고 높은 곳이 4,500m 수준인데 여긴 입구부터가 거의 3,000m 이상이고 가장 높은 곳은 5,588m이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풍경구의 하나이다.

황룡 안을 걷다 보면 숨이 좀 가빠지는 고산현상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래서 중간 중간에 산소를 흡입(중국말로는 양치·氧气)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산소흡입은 무료인데 1위안(元) 내면 설치된 산소 흡입구의 끝을 새것으로 갈아준다. 남의 콧구멍에 넣었던 걸 다시 넣고픈 사람은 없다 보니 당연 돈을 내고 새 것 끼는 것이 정상일 게다.

▲ 필자가 찍은 오채지의 모습

산소를 폐에 공급해 주면 숨이 가쁜 현상이나 머리가 아픈 현상이 많이 완화된다. 호스를 잡고 입에다가 넣는 사람, 콧구멍 넣기 불편하니 들고 킁킁거리는 사람 등 막상 현장을 보면 참 다양하다.

▲ 지난 8월 8일 중국 쓰촨성 주자이거우현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쓰촨성 남서부 지역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60명 이상이 부상했다. 【주자이거우현=신화/뉴시스 자료사진】

구채구는 Y자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해 황룡은 일자 모양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황룡 최고의 관전 포인트인 오채지(五彩池)를 보고 우측 방향으로 돌아 황룡후사, 황룡동, 정염채지, 금사포지, 비폭류휘 등을 차례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관전코스이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대표는 중국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北京)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의 EMBA과정을 마쳤고, 중국 전역을 주유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중국을 공부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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