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료후 재협상 통해 연장 합의…3년만기에 560억달러 규모

560억 달러(약 64조4000억 원)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가 우여곡절 끝에 연장됐다. 절차상으로는 만료 후 재협상의 형태지만 사실상 연장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업무 만찬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IMF에서 I560억 달러(약 64조4000억 원)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가 사실상 연장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부총리가 이날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기념사진 찍기에 앞서 각국대표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김부총리 오른쪽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김 부총리는 "갱신된 한중 스와프 계약은 규모와 만기에 있어서 종전계약과 동일하다"며 "여러 공조 통해서 했고 한국은행 총재와 통화 스왑 연장을 위한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새로 체결된 것은 10월 11일부터이고, 규모와 만기가 같다"며 "10월 10일 최종 합의를 했는데 기술적 검토가 필요했다"며 "발효는 11일부터이고 신규로 계약하는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론 연장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는 2008년 12월 첫 협정을 체결한 뒤 2014년 3년 만기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우리 돈으로 64조 원, 중국 돈으로 3600억 위안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10일 자정 기준으로 통화 스와프 협정 만기 연장에 합의하지 못해 약 8년여 만에 종료됐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비상시에 각자의 통화를 서로에 빌려주는 계약으로, 자금유출을 대비하는 '안전판'과 같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스와프가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통화스와프를 맺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양국은 통화스와프 연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협상이 지연됐다.

만기일이 지난 이후 통화스와프 계약이 맺어진 전례는 있다. 말레이시아와 맺은 47억달러(5조원150억 링깃)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2016년 10월 만기됐다가 협상 끝에 올해 1월 다시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만료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통화스와프 협정도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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