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역사적인 제21대 국회를 구성할 4·15총선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 김홍국 편집위원

각 정당과 정파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오전 0시를 기해 총선 승리를 향해 치열한 민심잡기 경쟁에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0시 서울 종로구의 한 마트를 찾았고,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대표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생당의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했고, 정의당 심상정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 지축차량기지를 방문해 심야근무 노동자를 격려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례 연합정당도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안양 우편 물류센터를 찾았고, 열린민주당은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각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각오를 밝혔으며, 미래한국당은 세종로 사거리에서 출근길 거리 인사를 하는 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번 총선은 지난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해온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상황으로 인해 선거에 관심이 사라진 사실상 ‘깜깜이 선거’다.

주요 정당의 핵심 정책이 무엇이며, 어떤 후보가 출마했고, 비례정당에는 어떻게 투표해야 하는지도 잘 이해되지 않는 선거다.

감염 확산 우려로 인해 대면 접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선거운동 장면이 사라졌고, 유권자들은 사실상 후보자들의 이름과 소속 정당만 보고 투표해야 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시를 계기로 비례대표 선거 참여 정당이 35개에 달하고 투표용지도 48.1㎝나 되는 바람에 18년만에 수개표를 하는 상황이 됐다.

◇ 1118명 등록해 평균 4.4대 1 치열한 경쟁률 ‘혈전’

중앙선관위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총 1118명의 후보자가 등록해 평균 4.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대 총선 당시 944명이 등록해 3.7대 1이었던 경쟁률보다 높은 수치로, 이번 총선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이인영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최배근, 이종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등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 출정식에서 투표독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뉴시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등록상황'에 따르면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253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통합당이 237명으로 뒤를 이었다.

허경영씨가 이끄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은 235명이 등록했고, 이어 정의당 77명, 민중당 60명, 민생당 53명, 우리공화당 42명, 기독자유통일당 10명, 친박신당 5명, 노동당 3명, 한나라당 3명, 기본소득당이 2명이었다.

가자!평화인권당, 공화당, 국민새정당, 미래당, 민중민주당, 새누리당, 충청의미래당, 통일민주당, 한국복지당은 각각 1명이었으며 무소속은 124명이 등록했다.

직업별로는 국회의원 182명을 포함한 정치인이 591명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이어 변호사 61명, 교육자 49명, 상업 37명, 회사원 34명, 약사.의사 25명, 건설업 20명, 농축산업 11명, 종교인 9명, 운수업 8명, 금융업 5명, 수산업 3명, 정보통신업.공무원 각각 1명이었으며 무직도 16명이었다. 기타는 247명이다.

학력별로는 대학 졸업이 425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 졸업은 395명이었다. 대학원 수료 69명, 고졸 55명, 전문대졸 42명, 대학교 퇴학 26명, 대학원 재학 15명, 대학 재학 12명, 중졸 8명, 초졸 7명, 대학원수료 3명, 고등학교 퇴학 2명, 대학원 퇴학 1명이었다. 학력 미게재는 57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905명, 여성이 213명이었으며 연령별로는 50세 이상 60세 미만이 53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 70세 미만 291명, 40세 이상 50세 미만 181명, 30세 이상 40세 미만 56명, 70세 이상 36명, 30세 미만 15명이었다.

최고령자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박준영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로 83세였으며, 최연소자는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로 25세였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58살에 달했다.

1118명의 평균재산은 15억2147만원이었으며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311억4449만원을 신고해 가장 많았다.

2위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한 박덕흠 미래통합당 후보로 590억7677만원을 신고했으며, 부산 부산진구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근 후보가 500억2937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가장 재산이 적은 후보는 경기 성남분당을에 출마한 송의준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로 마이너스(-) 22억5401만원을 신고했다.

정당별 평균재산은 미래통합당이 26억4620만원으로 1위였으며 더불어민주당이 22억5825만원, 민생당이 12억1578만원이다.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일부터 유세차를 동원할 수 있고 읍·면·동마다 벽보와 현수막도 걸 수 있는 등 선거운동이 더 자유로워진다.

재외투표는 1~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고, 사전투표는 10~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총선 당일인 15일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 민주주의-민본주의-개혁리더십 실천하는 시대정신 주목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의 대통령선거와 총선이 그랬듯 시대정신과 실천능력이다.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홀 앞 계단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 살리기·경제살리기' 공동 선언식에서 공동 서명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바로 국민을 섬기는 민본주의 정치, 정책과 공약을 실천하는 유능한 정치, 민주주의와 정의의 가치를 구현하는 민주정치,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를 혁파하는 개혁정치, 코로나19와 같은 재난과 위기를 관리하는 리더십이 바로 그것이다.

첫째, 국민을 정치의 중심에 놓고 국민의 행복과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민본주의 정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국정의 가치이자 철학이다.

공권력을 동원해 국민을 탄압하고 편가르기하던 과거형 정치와 달리 국민의 참여와 소통 속에서 국민들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 이뤄지도록 하는 국민 중심의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인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둘째, 선거나 국정운영 과정에서 제시한 정책과 공약을 실천하는 유능한 정치력 여부다. 개혁의 화두를 제시하고 이를 소통과 협상을 통해 실현하고 이뤄냈는지, 반대를 위한 반대나 발목잡기, 장외투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국정을 가로막았는지, 권력 장악을 위한 호가호위에 몰두하느라 국민을 위한 민생정치에는 무관심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국민행복을 이끌 유능한 정치력과 풍부한 경험, 창의적인 상상력이 그 힘이 될 것이다.

셋째, 민주주의와 정의의 가치를 구현하는 민주정치를 실천했느냐다. 과거 체포와 고문을 일상화했던 군부독재 정권이나 공권력으로 국민의 자유를 탄압했던 국정농단 정권과 같은 과거형 구태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 사회 전반에 자유와 평등, 정의가 가치가 자리잡아야 하고, 촛불혁명을 통해 세계민주주의를 선도한 민주사회답게 곳곳에 민주주의의 철학과 가치가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를 혁파하는 개혁정치를 꽃피울 때다. 촛불혁명 이후 사회 곳곳에 가득했던 기득권과 부정부패의 벽을 깨고, 정치경제사회 등 사회 각 부문에 개혁과 혁신을 이루려는 노력은 발목을 잡는 국정농단 세력과 국회내의 기득권 세력에 의해 무산되곤 했다.

개혁입법들은 좀체로 국회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의 벽을 넘지 못했고,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엄격한 입법규정에 따라 개혁법안의 통과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20대 국회 내내 회의 개최를 방해하는 불법폭력과 동료의원을 감금하는가 하면, 삭발과 단식 및 장외투쟁으로 인해 국회는 입법부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갈등과 대립의 장이 되었다. 이제는 국회가 일하면서 개혁과 혁신의 길을 주도할 때다.

다섯째, 코로나19와 같은 재난과 일상화된 위기를 관리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이다. 한국사회는 2003년 사스가, 2009년 신종플루가, 2015년 메르스가, 올해 코로나19라는 감염병 바이러스로 인한 반복된 질병과 경제의 위기를 맞고 있다.

▲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오로지민생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하고 있다. (사진=민생당 제공)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이후의 이중적 뉴노멀 사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적 불안을 넘어 경제적 위기를 낳고 있다. 전염병의 지구적 확산은 실물 경제를 정지시키고, 실물의 위기는 금융시장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취약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예견되며, 이 구조조정이 실업의 공포를 불러옴으로써 ‘의학적 공포’는 ‘경제적 공포’로 진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위험의 뉴노멀이 경제의 뉴노멀에 주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과 이 인과과정을 통해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할 경제에 대한 ‘위험의 경제학’의 정책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같은 위험사회에 대처해 위기관리를 이끌 리더십과 정책능력, 협상력과 조정력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시대정신 실천하는 유능하고 정치력 갖춘 선량 뽑아야

이번 총선에서는 이같은 시대정신을 실천하는 좋은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제21대 국회를 유능하고 실천력 있는 민주국회로 만들어야 한다.

▲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 농협사거리에서 열린 21대 총선 중앙선대위 선거운동 출정식에서 연수을 이정미 후보와 손을 흔들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위원장은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이 위기의 강을 함께 건너는 나눔과 연대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황교안 대표는 “대한민국을 총체적 위기로 몰아넣은 무능 독선에 대한 준엄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은 ‘파벌의 광장’ ‘장외의 대결정국’으로 몰려가는 패거리 정치와 발목정치에 의존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철저하게 걸러내야 할 것이다.

양극단의 정치와 대결정치에 충실히 복무하는 싸움꾼들이 아니라, 유능하고 성실하며 국민을 섬기는 진정한 정치인재를 선출해 무능과 부패, 대결과 갈등으로 덧칠됐던 국회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시대정신을 실천하면서 정파와 이념, 지역에서 벗어나 이성과 합리, 상생과 타협, 민주주의와 정의의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하든, 정치권은 이같은 시대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정치력과 정책역량을 투입해 대한민국의 성공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4.15총선과 제21대 국회가 지녀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책무일 것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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