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신용카드사는 대출 완화 전망

국내은행들이 올해 4분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신용카드사는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대출 태도를 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 (표=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2017년 3분기 동향 및 4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 4분기 은행들의 대출태도는 -15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18)보다는 대출 강화정도가 소폭 완화됐다.  

대출행태서베이는 국내 199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를 상대로 대출 태도, 신용 위험, 대출 수요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지수는 -100에서 100 사이로,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대출 완화, 음(-)이면 대출 강화 응답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은행들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015년 4분기부터 9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대출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대기업(-3→0)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다소 완화된 반면 중소기업(-3→-7)의 경우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일부 서비스 업종 기업의 신용위험 증가 우려에 따라 강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주택(-40→-30)은 전분기보다 강화정도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고, 가계일반(-7→-20)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8·2 대책)', '가계부채 종합대책(10월중 발표 예정)'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일반대출 모두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예상하는 4분기 신용위험은 더 높아졌다. 은행들의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종합 17로 3분기(16)보다 상승했다. 대기업(10→7)은 보호무역기조 강화 등 교역환경 악화에 따라 증가기조를 이어갔다. 중소기업(13→17)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23→20)는 소득개선 부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부담 증가 등에 따라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수요지수는 4분기 4를 기록, 3분기(10)보다 낮아졌다. 특히 가계주택(-3→-20)은 8·2 대책 여파로 주택거래수요가 둔화되면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가계일반(0→7)은 전·월세자금 중심으로 소폭 늘어났다. 또 대기업(0→7)은 설비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다소 늘어났고, 중소기업(27→20)은 원자재가격 상승,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에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제2금융권 대출도 강화될 전망이다. 상호저축은행은 -19로 전분기(-15)보다 낮아졌고, 상호금융조합(-40)과 생명보험사(-17)도 강화된 태도를 나타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고금리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률 상향 등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신용카드사는 대출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응답이 많아 대출태도지수가 전분기 13에서 4분기 19로 확대됐다. 카드사들은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에 자금수요도 옮겨올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사의 대출수요지수는 6으로 전분기(0)보다 6포인트 늘었다.

카드사들이 '대출 문'을 넓히는 배경에 대해서는 카드 수수료 우대 가맹점 확대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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