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명상

[이코노뉴스=한필이칼럼니스트]

대학

傳文9

제가치국 (齊家治國) 5

堯舜率天下以仁 而民從之

요순솔천하이인 이민종지

桀紂帥天下以暴 而民從之

걸주수천하이폭 이민종지

其所令反其所好 而民不從

기소령반기소호 이민불종

是故君子有諸己而後求諸人

시고군자유제기이후구제인

無諸己而後非諸人

무제기이후비제인

所藏乎身不恕

소장호신불서

而能喩諸人者未之有也

이능유제인자미지유야

오늘 좀 길죠? 해석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천하를 사랑으로 이끄셨다. 백성들이 따랐다. 걸왕과 주왕은 천하를 폭력으로 인솔했다. 백성들은 따랐다.

그 명령하는 바가 그 좋아하는 바에 반대되면 백성들은 따르지 않았다. 이러므로 군자는 자기가 모두 갖춘 뒤에야 남에게도 요구했고 자기가 모두 비운 뒤에야 남에게도 아니라 했다.

몸에 남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간직함 없이 남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

지도자는 백성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애를 쓸 때가 있고, 매를 쓸 때도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현실을 고려해서 통치의 리듬을 조율했다고 봐야겠지요.

이를 잘 살펴 쓰지 않으면 지도가 애매해져서 오해가 생기고, 명령하는 내용이 점점 싫어져서 잘 따르지 않게 되겠지요. 모두 갖춘다는 것은 역량을, 모두 비운다는 것은 마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겠습니다.

지도자를 분류할 때 ‘똑게(똑똑한 게으름)형’을 으뜸으로 꼽는 이유도 오늘 글을 반영하는 유머 아닐까 싶습니다.

계율이란 몸에 지니는 것입니다. 체화되어서 아무 생각없이도 자동 반응될 때 몸에 지녔다고 하겠습니다. 보통 체화되었다고 합니다.

타인을 깨우칠 지도자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계는 인자한 사랑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은 많은 자기부정과 고통속에서 담금질된다고 하지요.

각진 마음 꼴을 둥그렇게 갈아가는 고통과 수용의 크기를 점점 넓혀가는 자기부정이 사랑이라는 자기확신으로 체화될 때에야 비로소 나라를 논할 수 있다는 말씀으로 읽힙니다.

그렇다고 그런 이들이 모두 국가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여러 생을 거듭하면서 뿌린 씨앗이 정리된 이후에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는 것이 군자라고 하신 공자님 말씀은 안팎 인연의 흐름을 본 철인이 관통한 해방의 시선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비록 월급쟁이로 산다 해도 스스로 움츠려들지 않고 큰 기국을 닦아가는 노력은 그래서 여전히 유효하다 하겠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거대한 진화의 여정에 서 있습니다. 불가적으로 표현하면 우주의 모든 생명은 부처로 가는 강 같은 흐름 속에 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고달파도 기쁜 마음 항상 충만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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