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 수없이 반복 연습하는 ‘노력과 끈기’ 돋보여

[이코노뉴스=김보라 기자] 스롱 피아비 선수(27·서울연맹)는 혜성처럼 나타난 3쿠션 스타다.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2017 춘천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 3쿠션 여자부에서도 피아비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 8개월 만에 전국대회에서 벌써 2승을 챙겼다.

▲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스롱 피아비 선수/스롱 피아비 선수 제공

캄보디아 출신인 피아비는 대회 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는 달리 서툰 한국말로 이런저런 농담을 하며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평범한 20대 여자였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해 평소 웃는 얼굴이지만 큐만 잡으면 이내 진지해진다.

그런 피아비 선수를 보고 ‘한국의 친오빠’ 이재석 선수(42·서울연맹)는 “내가 본 수많은 선수들 중에 같은 공을 가장 많이 연습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피아비 선수가 신체적 조건이 유리하고 좋은 환경이 주어졌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국내 정상급 선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과 끈기가 지금의 실력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선후배 동료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의 구슬모아 당구클럽에서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동호인 때 2015년도 8월에 강원도 화천에서 치른 시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모든 게임이 매우 긴장감 있게 진행돼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어요.”

 

-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예상했나?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결승에서 맞붙은 김보미 선수(19)는 같은 서울연맹 소속으로 자주 상대해봐서 아는데, 점수가 크게 벌어져도 금세 쫓아올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당구연맹배 준결승과 결승에서 만나 두 번다 진 경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점수판은 보지도 않고 경기에 집중했어요.”

- 최근 특별히 주안점을 두고 있는 연습은?

“두께, 회전, 속도를 조절해서 원쿠션에서 투쿠션 진행하는 공 모양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요.”

- 본인이 생각하는 주특기와 부족한 점은?

“ 저는 뒤돌려치기가 자신 있어요. 그리고 앞돌려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요. 각을 만들어내는 연습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선수생활하는 동안 이루고 싶은 것은?

“남자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고 더 나아가 캄보디아에 학교를 짓고 싶어요. 하지만 혼자 당구를 쳐서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해주실 분들이 모인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벌써부터 제 뜻을 아시고 연락주시는 분들이 있답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스롱 피아비 선수는 그 꿈을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 나가는 중이다. 항상 감사하다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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