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사드 희생양…합작 상대방 내치려는 중국의 ‘핑계’

박병호의 중국견문록…사드와 만리장성②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l승인2017.08.31l수정2017.08.31 10:3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이코노뉴스=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한국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찬반이 공존하고 해법 제시가 없는 비평과 불만만이 존재한다.

이에 반해 중국은 이해관계에 대한 셈도 빠르고 상명하복이 분명한 절대권력을 쥔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표출하고 있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지금 한국을 압박함으로써 얻는 이점들이 많은 상황에서 중국이 굳이 기존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로는 우선, 주적(主敵)을 미국으로 삼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가 껄끄럽기 이를 데 없다. 한국 내 주둔하는 미군이나 장비가 많으면 많을수록 중국은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시리다는 것을 잘 아는 중국은 북한을 미국의 영향권에 대한 범퍼(bumper)로 삼고 있다. 사드의 직접적인 피해 여부보다는 미국의 존재 자체가 거슬리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둘째는, 중국의 산업정책에서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선진국의 자본과 기술, 중국의 노동력과 자원의 결합을 통해 합작하여 기술을 배우고 제조업을 양성하였다. 자동차, 전자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합작회사가 초기 중국의 기술성장의 주역이었는데 자체 기술수준이 상당히 올라온 지금은 합작 상대방을 내치려 하고 있다. 자기만의 브랜드를 내세우고 싶어하고 이제 홀로서기를 도모한다.

◇ 한국은 중국의 홀로서기를 위한 ‘시범 케이스’

한국이 가장 만만한 대상의 하나가 아닐까? 한국을 시범케이스로 연습하고 있고 이 와중에 현대자동차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드보복 여파에 따른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현대자동차는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의 현지 공장 5곳 중 4곳의 가동이 중단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부품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지연되자 현지 부품업체가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현지 업체인 베이징기차가 50대 50의 지분 구조로, 각각 생산·판매와 재무를 주로 전담하고 있다. 반한 감정 때문에 판매량이 반토막 나면서 현대차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우리 협력업체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재무 권한을 가진 베이징기차가 이익 보전을 주장하며 납품대금 지급을 계속 미루고 있어 연쇄도산 위기에 빠져 있다고 한다.

▲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 중국어로 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게시돼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둘째는 사드와 같은 군사적인 이슈는 중국에서의 한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좋은 계기로 활용되고 있다. 다른 문제보다도 군사이슈는 중국민들에게 매우 설득적이다. 이러한 이면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화장품과 소비재 유통망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것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불평과 불만들이 공산당과 중국정부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사드는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의 입장을 달리하여 원하는 것을 주장하고 관철하는 좋은 명분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절대 500㎞도 날아가지 못하고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라는 객관적인 팩트는 아무리 떠들어도 공염불이다.

◇ 정부, 중국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기업 도와야

비록 중앙정부가 태도를 완화시켜 준다고 해도 민간수준까지 해빙이 되려면 또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과 빚은 센가쿠열도((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으로 인한 중·일간의 갈등은 2010년도에 시작되었다. 그런데 필자가 방문한 2015년에도 일본인 출입금지를 내 붙인 식당의 간판에는 일본인과 안 씻은 개를 출입금지 시킨다고 적혀있다.

▲ 중국 윈난성의 리지앙(麗江) 고성내 식당에 나붙은 ‘일본인출입금지’ 팻말/박병호 찍음

중국과의 사드 갈등 문제는 오해에서 비롯된 감정상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더 너무 안이하다. 중국과의 사드문제를 푸는 길은 이권의 주고받음이다. 현재로서는 줄게 별로 없다. 노력해서 줄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당당하게 만리장성을 넘고 중국으로 가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중국 내수시장으로 파고들어 가야 한다. 아무리 중국이라도 소비시장마저도 통제할 수가 없다. 아무리 중국정부가 못 가게 막아도 중국인들이 오고 싶으면 한국에 온다. 중국인들이 사고 싶으면 어떻게든 구입한다. 연예계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없어지기를 하늘을 보고 기다리지 말고 더 새롭고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중국인들의 사랑을 더 비싼 값으로 받을 수 있다.

가장 답답해 보이는 것은 정부와 정치인이다. 사드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 지역의 주민 보상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국내 정치이슈보다도 중국시장에서 목숨 걸고 사업을 벌이는 기업과 사업하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정부는 중국에게 줄 것을 만들 수 없지만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과 사업자들은 만들 수 있다. 정부는 그들을 돕고 성공시켜야 한다. 경제는 저절로 잘되지 않는다. 시장에 그토록 많은 중국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과 사업자들을 먼저 지원하기를 바란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대표는 중국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北京)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의 EMBA과정을 마쳤고, 중국 전역을 주유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중국을 공부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bhpark7@naver.com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조직도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3, 907호 ( 서초동 중앙로얄오피스텔)  |  대표전화 : 02-464-5954  |  팩스 : 02-464-5958  |  대표법인 : 이코노뉴스
등록번호 : 서울, 아03530  |  등록일 : 2015년 01월 19일  |  발행인 : 이종수  |  편집인 : 조희제  |  상임고문 남영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희제
Copyright © 2020 이코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