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의 ‘약발’은…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그저 눈치만

최충현의 강남 부동산 세상 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l승인2017.08.30l수정2017.08.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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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8·2 부동산종합 대책의 ‘약발’이 심상치 않다.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바로 직전의 6·19 대책 발표 때와 사뭇 다르다.

6·19 대책이 나올 때는 고작 열흘 정도 눈치를 보는 듯 하더니 이내 매수세가 다시 이어졌다. 정부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 최충현 대표

그런데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고, 매수자들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라며 내놓은 8·2 대책은 ‘선별적·맞춤형 대응방안’으로 불린 6·19 대책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8·2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실거주 요건 추가 등 투기억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강도 면에서 부동산대책의 결정판이라고 불리는 노무현 정권의 2005년 8·31 대책의 부활이란 평가도 나왔다.

8·2 대책과 6·19 대책 이후의 시장 반응을 비교해 보면 좀 더 확연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 주자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구 31평형)는 6·19 대책 발표 직전인 6월 중순만 해도 12억원 전후에 거래됐다.

그런데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정부가 ‘투기 세력을 뿌리 뽑겠다’며 벼르던 7월말에는 13억8000만원에 실거래가 성사됐다. 정부가 강력한 대책(8·2)을 예고하며 발표하기 바로 직전인데도 한 달 만에 1억5000만~2억원 정도 오른 셈이다.

물론 강남권 일부의 사례일 수 있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에 현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중개업 선수’들도 혀를 내지를 지경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만약 8·2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신고가가 또다시 경신됐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해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른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은마아파트 101㎡는 최근 12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것만 본다면 급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이 매주 실시하는 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으로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을 뿐이다. 이를 두고 급락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 8·2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서울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했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에는 급매물 등 매매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시스

실제 현장에서 보면 호가는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는 반면 매도자들은 가격이 급락할까봐 섣불리 호가를 낮추지 못하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도자의 경우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팔아 달라고 하는 이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결국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니 중개업자만 죽을 맛이다. 아파트값이 오르던 떨어지든 상관없이 계약서를 쓰고 도장을 찍어야 먹고사는 중개업자들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이달 23일부터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가 최대 40%로 제한되며 투기지역 내에서는 세대당 1건의 주택담보대출만 받을 수 있다. 거래가 위축될 게 뻔하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8·2 대책과 관련, "강남권을 포함한 일부 부동산 가격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최소한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새로운 구조로 안착시키는 데 확고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권 등지에서는 여전히 “정부는 절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며 대책을 쏟아낼수록 아파트값이 치솟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믿고 있다.

강남의 일부 단지는 지난해부터 과열되면서 가격이 3억~4억원 이상 급등한 상태인 곳도 있다. 이런 지역은 ‘제 값’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 이런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수 있다.

정부 말대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야 거래가 되살아나고 우리같은 사람들도 먹고 살 수 있다.

 
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bando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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