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끌고' 디스플레이·스마트폰 힘 보태는 '3박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 모든 실적을 최고 기록으로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으로 지난 2분기에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8.69%, 영업이익은 41.41% 각각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7.79%, 영업이익은 71.99% 늘어났다.

이는 삼성전자가 거둔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이자 대한민국 기업사에서도 전인미답의 성적표다.

◇ “시가총액 1위 애플보다도 영업이익 많다”

특히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인 미국의 애플까지도 영업이익에서 추월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실적 극대화를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기존 최대 실적은 2013년 3분기 59조800억원이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에 기록한 10조16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1분기(19.58%)를 넘어선 23.33%를 달성했다.

▲ 그래픽=뉴시스

이는 시가총액 글로벌 1위인 애플마저 넘어선 수치다.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105억5000만 달러(약 12조2100억원)로 예측되고 있다.

또 미국 IT(정보기술) 업계의 빅4 'FANG'의 실적을 모두 더한 것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가리키는 FANG은 2분기에 111억5000만 달러(약 12조91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는 삼성전자의 전 사업부 실적이 크게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부문이 초호황 국면을 누리며 D램과 낸드플래시 영업이익률이 크게 뛰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모바일 소비가전 등 모든 사업부 ‘고른 실적’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가 7조8000억원, IM(IT 모바일) 3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5000억원, CE(소비가전) 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 D램 수요가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면서 모바일 D램 수요의 약세를 상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D램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가가 제한적이어서 출하량이 예상대비 더 증가하지는 못하지만 D램 가격의 강세를 유지시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OLED 패널로 인한 성장세도 가파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폰 신모델에 공급할 OLED 패널 생산을 소량이지만 2분기 중에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 '갤럭시S8' 체험 행사/뉴시스 자료사진

2분기 LCD와 OLED 모두 전분기 대비 이익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으로 예측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분기의 아이폰향 OLED 패널 생산량이 크지 않아 초기비용 발생은 2분기보다는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악몽 깨끗이 씻어내

지난해 겪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의 영향도 말끔히 씻어냈다. 증권업계는 지난 2분기 갤S8 시리즈 출하량이 2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IM부문은 지난 1분기에 매출 23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46.7% 줄어든 실적이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에 나온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출시된 갤S8 시리즈가 시장의 호평을 받으며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갤S8 시리즈는 지난 5월 15일 글로벌 출하량 1000만대 벽을 넘어섰다. 출시 24일만으로 역대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TV,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에어컨 수요 증가와 TV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지난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가전 시장에서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등 미국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은 미국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2016년 2분기에 1위(16.7%) 자리에 오른 이후 4분기 연속(16.7%→18.8%→18.7%→19.2%) 왕좌를 놓치지 않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주도하지만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도 선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분기 영업이익 13조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