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독점적 지위 악용 혐의로 사상 최대 과징금 3조1천억원 부과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유럽연합(EU)이 불공정거래 혐의로 구글에 사상최대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글로벌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철퇴를 내렸다.

EU의 이같은 불공정행위 조사와 과징금 부과가 글로벌 IT기업과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유럽연합의 마르그레테 베스테이저 반독점 분과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브뤼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터넷 자이언트 구글의 불공정행위와 관련 과징금 부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브뤼셀=AP/뉴시스]

EU는 27일(현지시간) 미국 IT 업체인 구글이 검색 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불법적 수익을 거뒀다는 이유로 24억2000만 유로(약 3조1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으로는 EU가 지난 2009년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에 부과했던 10억6000만 유로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EU 집행위원회 마르그레테 베스테이저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구글은 지난 수년간 온라인 검색 분야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을 남용해 자신들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인 '구글 쇼핑'에 불법적인 혜택을 제공해왔다"며 "이를 통해 다른 업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빼앗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할 때 구글 쇼핑에 등록된 제품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식으로 불공정 경쟁을 해왔다는 것이다.

EU는 구글이 쇼핑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뒤인 지난 2008년부터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는 전략을 썼다고 결론을 내렸다. EU는 지난 2010년부터 구글의 반독점 행태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EU는 또 구글이 90일 이내에 이 같은 불법적 행태를 바로잡지 않으면, 그 이후 매일 하루 매출액의 5%에 해당하는 추가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구글의 하루 매출을 감안할 때, 매일 추가되는 벌금은 대략 1200만 달러(약 136억원)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EU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법원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EU와 거대 미국 IT기업과 갈등 비화 가능성

구글에 대한 이번 반독점 과징금 부과로 EU가 미국의 거대 글로벌 IT 기업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 외에도 EU는 구글의 애드센스 광고서비스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게다가 또 다른 미국 거대 기업인 스타벅스, 아마존, 맥도날드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국세청은 지난달 "구글이 지난 10년간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3억600만 유로를 징수했고, 영국도 지난 2015년 구글로부터 미납 세금 명목으로 1억3000만 파운드(약 1900억원)를 징수했다.

EU는 지난해 8월 또 다른 미국의 IT 업체인 애플에 대해 130억 유로의 법인세 추징을 결정했다. 이는 법인세 추징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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