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현우 조지아 서던 주립대 교수] 지난 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꺾고 우승했다.

▲ 이현우 교수

작년에는 3승1패의 우세한 상황에서 현재 NBA의 왕이라는 르브론 제임스의 화려한 플레이에 연속 3번을 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무려 4승1패라는 압도적 우세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워리어스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워리어스를 제외한 다른 팀의 팬들은 이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그 이유는 워리어스 팀의 전력이 너무 막강하다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만 따져보면 일단 그렇지 않다. 올해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간판 슈터 스테판 커리는 지금까지 자신의 가치보다 낮은 금액으로 뛰어왔다.

케빈 듀란트도 NBA의 새로운 TV중계권료 덕에 계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샐러리 캡(팀에 소속된 전체 선수의 연봉 총액 상한선)에 여유가 있던 상황이었다.

물론 올해 새로운 계약들이 이루어지면 워리어스의 지급 연봉 총액은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워리어스의 전력이 막강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는 케빈 듀란트의 이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015년과 2016년 결승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팀에 르브론 제임스 다음으로 기업 스폰서를 받고 있는 슈퍼스타가 영입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워리어스는 올해 정규 시즌 최고의 승률(84.1%)과 플레이오프 15연승에 이어 16승1패라는 NBA 역사상 최고의 포스트 시즌 승률을 기록했다.

듀란트가 워리어스로의 이적을 발표했을 때 워리어스 팬을 제외한 모든 농구 팬들이 그를 비난했다. 너무 쉽게 우승 반지를 얻어가려 한다는 것이었다.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홈페이지 캡처

사실 듀란트는 비난에 익숙한 선수다. 데뷔 때부터 너무 마른(?) 피지컬 때문에 NBA 무대에서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스에 있을 때는 화려한 선수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 리더는 되지 못한다는 비아냥에 시달렸다.

워리어스로 이적한 이후에도 부상으로 결장을 하기도 하고, 워낙 잘하던 팀에 들어와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시달렸다.

이에 보란 듯이 듀란트는 개인 통산 최고의 포스트 시즌 슛 성공률과 팀 최다 득점으로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이에 가장 신난 것은 케빈 듀란트를 후원하는 기업들인 것 같다. 나이키는 그동안의 비난들을 모아서 이제 MVP가 됐으니 이것도 한 번 논해보라는 광고(“Debate This”)를 제작했다.

유명 헤드폰 및 스피커 업체인 비츠 바이 드레(Beats by Dre)는 그 동안의 오해와 루머들에 대한 듀란트의 대답이 나왔다는 광고(“Be Heard”)를 내놨다.

이제 농구계의 호사가들은 다시 케케묵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워리어스가 과연 NBA 역사상 최고의 팀이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대세는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이 활약하던 1995-1996년 시즌의 시카고 불스였다.

불스는 1996년에 72승 10패라는 기록에 이어 포스트시즌 15승3패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워리어스는 작년 73승 9패의 기록을 세웠지만 준우승에 머물렀고, 올해 최고의 포스트 시즌 기록을 세웠지만 아직도 많은 팬들은 1996년의 불스를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 마이클 조던【솔트레이크시티=AP/뉴시스 자료사진】

이는 아마도 6회 우승과 더불어 NBA가 세계화 되는데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연 마이클 조던이라는 선수와 NBA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그 시절의 각인이 강하게 남아있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농구도 전술이나 기술에 발전이 있었지만, 그 당시 불스가 보여준 파격적인 기량과 팀워크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것이었다.

하지만 워리어스는 아직 젊은 팀이고, 커리와 듀란트 그리고 클레이 톰슨 같은 선수들이 남아 있게 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우승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들이 조던이 이룬 6승을 뛰어넘고 NBA의 새로운 제왕으로 떠오른다면, 농구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명팀 혹은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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