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에 책임 통감하며 물러나겠다”

'갑질' 논란과 함께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이 26일 MP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정 회장의 사퇴로 MP그룹 경영은 최병민 대표이사가 맡게 된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지난 21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진행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그는 "제 잘못으로 검찰 수사에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지난 28년동안 미스터피자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가족점(가맹점)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터피자는 한 개인의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까지 국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대표 외식 브랜드이며, 앞으로 상생협력을 기본으로 한 투명경영기업으로 다시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보복 출점으로 지적된 미스터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을 즉각 폐점하겠다"며 "식자재 공급에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와 가족점 대표, 소비자 대표로 이뤄진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방안을 강구,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경영쇄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프랜차이즈 창업스쿨을 개설해 청년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을 펼치며 미래형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명경영과 상생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섬유도매업체로 출발해 피자업계의 신화로…갑질논란에 경영일선 후퇴

1990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세운 이후 21년 만에 국내 피자업계 1위를 만든 정우현 MP그룹 회장은 국내 업계에서는 신화를 일궈낸 인물로 통한다.

경쟁이 치열한 피자 시장에서 미스터피자를 1위로 만든 장본인이다. 1990년 일본에서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들여 온 뒤 매장 수를 확대하다가 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를 인수했다.

단국대 법정대를 졸업하고 ROTC 중위로 군복무를 마친 정 회장은 1974년부터 동대문시장에서 '천일상사'라는 섬유 도매업체를 경영했다.

'직원이 주인 돼 일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교육과 관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결과, 1년 만에 동대문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도매상이 됐다.

그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히 업종을 전환했다. 외식업과 인연을 맺은 건 그즈음 이화여대 앞에 커피 전문점 '마리포사'를 차리면서다. 당시 사양화돼 가는 섬유산업 대신 올림픽 특수를 맞아 호황을 누리던 외식업에 승부수를 띄우게 됐다.

1989년 한국 진출을 노리던 '일본 미스터피자' 사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외식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1990년 이대 앞에 1호점을 열고 이후 사세를 키워나갔다.

끊임없이 메뉴 개발과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어나간 그는 결국 2009년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을 제치고 미스터피자를 국내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이때부터 그는 '피자꾼'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후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몇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올해 3월에는 재도약을 위해 MPK그룹에서 'MP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기존 MPK에서 빠진 'K'는 'KOREA'(한국)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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