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면세점 사업 ‘황금알 낳는 거위’ 인가

어 만 기자l승인2017.06.21l수정2017.06.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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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면세점 사업의 대표 주자인 호텔신라의 ‘가치’를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면세사업의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내려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시장의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추천’ 의견도 적지 않다.

▲ 그래픽=네이버금융 캡처

미래에셋대우는 21일 호텔신라에 대해 해외시장의 진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어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화장품·면세 부문의 투자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날 "호텔신라가 2013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해 쌓아온 노력과 경험이 올해부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 “해외시장 진출 성과 가시화"…‘리레이팅 가능’

호텔신라는 지난 4월 발표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강력한 경쟁구도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카테고리 독점 사업자로 떠올랐다.

또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제2터미널 확장 이후 화장품 판매를 과점했다. 특정 상품군에 집중하면서 규모의 경제와 가격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함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화장품·향수 부문의 상대 협상 능력은 과거보다 월등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원가를 효율화하고, 규모의 경제에 따라 수익성을 개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신라의 공항 면세사업은 약 2조10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공항’을 점유함에 따라 근본적으로 리레이팅((re-raitng·주가 재평가)이 가능해진 시기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목표주가 7만5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호텔신라는 이날 전날보다 800원(1.44%)오른 5만6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 세계 최초 ‘아시아 3대 국제공항’ 면세사업자

호텔신라는 12월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 개장을 앞두고 최근 홍콩에서 열린 '국제관광엑스포'에 참가해 면세점과 호텔사업을 소개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관람객들이 지난 15일 홍콩 C&E센터(Convention &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홍콩 국제관광엑스포’에 마련된 호텔신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에 따르면 15~18일 홍콩 C&E센터(Convention &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엑스포에서 홍콩 여행사 관계자들과 현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면세점과 호텔을 소개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한국과 홍콩 현지, 중국, 동남아 여행사 등 약 1만명의 관광업계 관계자와 약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넘는 현지 관람객들이 참여했다.

호텔신라는 홍콩 소재 여행사, 마이스(MICE·Meeting, Incentive trip, Convention Exhibition & Event) 전문업체 등 총 260여 곳의 신규 거래선들과 업무협의를 했다.

호텔신라는 2014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시작으로 2015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4월 홍콩 첵랍콕공항,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을 연이어 획득했다. 세계 최초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면세사업자가 됐다.

지난해 호텔신라 해외매출은 5000억원 규모로 국내 면세점 사업자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문을 연 태국 푸껫, 일본 도쿄(東京) 시내면세점에다 올해 말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이 개장하면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연간 해외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면세점 고전…대규모 투자도 재무부담 안겨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20일 호텔신라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재무구조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이 'AA-'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한기평은 올해 호텔신라의 순차입금 대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비율(순차입금/EBITDA)이 4.8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비율이 4배 아래로 낮아지지 않으면 등급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 미래에셋대우 제공

호텔신라의 등급전망 하락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사태로 인한 중국 관광객 급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면세점 사업에서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로 높다.

김광수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규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2분기 이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리판매상을 통한 판매로 매출 하락 폭은 제어되고 있으나 할인판매율 증가로 영업마진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확대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호텔신라는 올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 보증금과 홍콩 첵랍콕 공항 시설투자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미국 면세점사업자 DFASS 지분인수를 가정할 경우 3000억원을 초과하는 투자부담이 예상된다.

경상적인 투자는 현재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부담가능하나 신규투자가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환경 저하로 현금창출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액의 상당부분을 외부차입금에 의존,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주요 수익원인 서울시내 면세사업자 수가 기존 4개사에서 10개사로 증가하면서 알선수수료 등 마케팅비용이 증가, 영업채산성이 악화됐다. 호텔신라 면세점부문 영업이익률은 2014년 5.7%에서 지난해 2.4%로 낮아졌다. 특히 서울시내 면세점은 13%에서 5.4%로 하향됐다.

한기평은 "호텔사업과 창이공항 면세점의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최대 수익원인 국내 면세점의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이어지면 단기적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대규모 투자도 재무부담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어 만 기자  uhrm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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