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매각 협상의 최대 쟁점인 상표권 사용 문제를 놓고 버티기에 들어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경영진 퇴진'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한 압박에 나섰다.

특히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 여부를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20일 주주협의회 회의를 열어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금호타이어 기업이미지(CI)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 문제를 놓고 박 회장 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 채권단, 그룹과의 거래 끊으면 ‘유동성’ 문제 직면

현재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의 주계열 은행이자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이다.

또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채권단에 포함돼 있다.

이날 채권단의 ‘최후통첩’처럼 실제 이들 은행이 금호그룹과의 거래를 끊는다면 금호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앞서 금호산업은 전날 이사회에서 기존 상표권 사용 조건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사용기간 20년 보장 ▲해지 불가를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 측은 여전히 ▲매출액 대비 0.2%의 상표권 고정 사용료율 ▲5+15년 사용(더블스타에서 언제라도 3개월 전 서면통지로 일방적 해지 가능) 등을 인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어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사업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부문의 심각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제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된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 이달 말까지 채권 연장과 상표권 협상은 계속 추진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워크아웃 기간(2010~2014년)과 졸업 이후 현재까지도 채권단으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아 금호타이어를 경영하면서 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현재 매각 거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연장과 상표권 협상은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번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하기 때문에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며 "금호그룹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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