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기술주들이 가파른 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의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주식이 고평가된 상황”이라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만만치 않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인들이 주문을 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짐 맥코언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펀드포럼’에서 미국의 증시는 아직 거품 상태가 아니라면서 향후 10~20% 정도의 추가 상승 여력을 지니고 있다고 전망했다.

◇ “거품 아니다…10~20% 추가 상승 여력 있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0.68%(144.71p) 상승한 2만 1528.99에 거래를 종료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또 뛰어넘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대비 0.83%(20.31p) 오른 2453.46에, 기술주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42%(87.25p) 뛴 6239.01에 장을 마감했다.

맥코언 CEO는 “미국 증시의 상승 장세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언저리에서 지켜보면서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거품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 증시가 지난 1999년 주가수익비율(P/E) 정도로 과대평가된 게 아니라는 근거를 내세웠다. 당시 주가수익비율은 50배가 보통이었다. 그러나 현재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18배 정도다. 지금도 높기는 하지만 채권 수익률에 비한다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감면과 규제철폐,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본격적인 경기 부양 정책에 나설 경우 증시 역시 또 다른 추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과대 평가’ 미국 대신 유럽이나 신흥국 증시에 투자해야”

투자자들은 그러나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는 뉴욕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메릴 린치 은행이 이번 주 초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과대평가(overvalued)돼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5%만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응답자의 58%가 유럽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유럽 주식시장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18%에 불과했다.

CNBC도 이날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시장 참가자들의 열정이 식지 않았고 추격 매수 움직임이 남아 있다면서도 “주식이 고평가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하반기에 증시의 발목을 잡을 요인들이 많다며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에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의 세제 개편에 베팅하고 있으나 일러야 2018년에 정책이 이행될 것이란 게 렌 전략가의 주장이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무산될 수 있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재정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2019년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러셀 인베스트먼츠의 마크 에이벨 투자 전략가는 “세제 개편이 이뤄질 때까지 변동성은 작지만 하방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대신 유럽이나 신흥국 증시에 투자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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