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한창환 춘천커피통 대표] 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독특한 것은 기억의 연상 작용이다.

특정한 향에 대해 독특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감정과 연관된 개개의 경험 때문이다. 즉, 과거의 사건뿐 아니라 그 당시의 감정까지 되살아난다고 한다.

▲ 한창환 대표/월간 커피앤티 제공

예를 들어 아주 어렸을 때 맡았던 엄마의 향수 냄새는 그와 유사한 냄새를 맡을 때마다 푸근한 느낌을 준다. 같은 이치로 향은 아주 오래도록 인간의 기억에 남기 때문에 아로마 테라피(aroma therapy)에서도 첫 느낌이 상당히 중요한 관건이 된다.

아로마 테라피는 향기 요법을 지칭해 이르는 말로 aroma(향)와 therapy(치료)의 합성어이다. 향기의 각종 심리·생리적 작용을 이용하는 자연치료법이다.

향로에서 피어나는 향은 제례 의식을 연상하게 하고 낙엽 태우는 향기는 여행이나 혹은 고향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짧은 세월에 세계인을 사로잡은 커피의 매력은 커피가 지닌 여러 가지 효과 중에서도 바로 향기가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 커피 향기는 아로마 테라피 기능으로 그 역할과 기능이 눈에 띠게 두드러진다. 특히 커피는 특유의 향기로 사랑에 관한 추억과 감성적인 기억들을 끌어낸다.

옛 추억이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냄새는 가장 빠른 인체흡수 방법으로 향 입자가 공기를 매개로 코로 들어가 뇌로 전달되고,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향 입자는 자극하는 뇌의 부위도 각기 달라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고 밸런스를 맞추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해준다.

사람은 어떤 기억들을 오감을 통해 끌어내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오감 중에서 다른 감각기는 후각에 대한 반응처럼 즉각적이지 않다.

시각과 청각은 장소에 불문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으나 후각은 여전히 냄새를 피우는 장소에서 체험되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후각 기능의 인체에 미치는 효과가 속속 밝혀지면서 향기와 관련된 후각기관, 코, 뇌의 작용, 심리상태 등을 연구해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자극하는 판매촉진 마케팅도 발전하고 있다.

향기 산업이나 마케팅의 전망은 밝다. 향기는 치료나 미용 외에도 업무능률향상과 같은 다양한 목적으로도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향기 마케팅의 개념을 숙지해 응용하면 일반 업소에 향기를 품어주어 향기가 가진 여러 기능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구운 빵 냄새를 미국의 수퍼마켓에 뿌렷더니 수퍼마켓 내의 빵 가게에서 매출액이 3배나 증가되었다고 한다.

▲ 지난해 7월 17일 경남 김해시 롯데마트 장유점에 오픈한 '페이지그린'(page green). 식물이 가득한 정원과 책, 그리고 커피숍이 하나로 합쳐진 힐링공간이다./뉴시스 자료사진

은행이나 관공서, 병원 등에 커피숍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억에 남는 향기로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향기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할인마켓에서는 허브 코너를 마련해 향기 마케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커피숍 중에 스타벅스는 이러한 향기 마케팅을 소중히 여겨 반영시키고 있다. 새로 오픈하는 매장에 첫 번째 방문하는 고객이라도 매장 가득 풍부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오픈 전날 내내 커피를 끓임으로써 매장 가득 향을 배게 한다.

직원들은 향수를 쓸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매장 내에서는 금연하게 함으로써 커피가 가득한 숍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러한 관리도 고유의 브랜드와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고객으로 하여금 향기를 기억하게 하여 재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 한창환 춘천커피통 대표 약력

- 고려대 평생교육원 '커피마스터과정' 책임교수(2006년)

- (주)스타벅스커피코리아 바리스타 자격검정 심사위원

- 에스프레소 콜리아 바리스타 스쿨 자문위원(2008년~2012년)

- 연세대 미래교육원 우수강사상 수상(2008년, 2010년)

- 엔제리너스 월드바리스타 그랑프리 심사위원(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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