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 및 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검토’를 둘러싸고 한국전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22일 원자력 및 석탄화력 발전소의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공약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환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원전과 석탄화력의 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 천연가스 발전의 비중은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은 전면 중단하고, 노후 원전인 월성1호기를 폐쇄하는 한편 신고리 5·6호기의 공사는 중단하겠다고 했다.

◇ 대통령 공약 현실화 우려 vs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수정'

한화투자증권은 7일 이와 관련, ‘다시 나타난 불확실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기요금 누진제 단계 완화 등의 개편만으로는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 그래픽=네이버금융 캡처

한화투자증권은 “노후 석탄화력 발전소 운휴 및 원자력 발전소 예방 점검일수 증가에 따른 기저발전 비중 증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 기저발전 비중 증가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기저발전은 24시간 연속으로 운전돼 발전의 기반을 이루는 부분으로 발전원가가 가장 저렴한 원자력·석탄에 의한 발전을 뜻한다.

특히 전력 생산 원가 증가에 따른 가격 인상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한국전력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목표 주가는 5만2000원을 제시했다.

반면 HMC투자증권은 "신정부의 공약 사항인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중장기적으로 석탄 및 원전 비중을 조절하는 정책은 추진될 것이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고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주가는 최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과도한 우려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한국전력에 대해 “신정부 에너지 정책에 따른 우려가 과도하다”며 “연결 기준 연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투자의견 매수, 적정주가 5만6000원을 유지했다. 한전은 7일 전거래일과 같은 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미 확정된 기저발전 설비 용량이 확충돼 2022년까지 기저발전은 확대될 것"이라며 "누진제 단계 완화 및 석탄 가격 상승으로 올해 이익은 전년에 비해 줄어들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정부 에너지 정책에 따른 우려가 과도하고 전기 같은 유틸리티 주식은 배당이 중요하다"며 "2020년까지 배당성향은 40%까지 확대 예정이고 올해 배당수익률은 4.7%로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 한전, 디지털 전력회사로 변신…‘수익 다변화’

한국전력도 수익 다변화 등 변신에 애쓰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력사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디지털 KEPCO(한전)'를 추진키로 했다.

▲ 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처

이를 위해 지난 2일 데이터 과학 분야 전문가이자 벤처기업가인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을 추진위원장으로 위촉하고 빅데이터연구원과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전은 연구원과 전력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한 전력 분야 공공서비스 개발과 전력 빅데이터 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전략개발·인재양성·공동연구 등의 자문을 수행하기로 협약했다.

'디지털 KEPCO'는 디지털(Digital), 개방(Open), 연결(Connected)이 키워드다.

한전은 전국 900만여개의 전주에 센서를 부착해 지능형 전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주를 기지국으로 활용해 전기만 수송하던 전력망을 전기와 정보를 동시에 수송하는 '에너지인터넷'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 3조6000억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전환해 상업·학술·공공 분야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에너지 플랫폼을 통해 에너지 관리와 분산 발전, 전력 거래, 전기차 충전 등 모든 전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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