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4780억 달러… 애플 알파벳 MS에 이어 미국 4위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전자상거래 공룡기업인 미국의 아마존닷컴이 사상 처음 꿈의 주가인 주당 1000달러(약 112만 5000원)를 돌파했다

CNN머니와 CNBC 등은 30일(현지시간) 아마존 주가가 미국 증시에서 15번째로 장 중 1000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한때 최고 1001.20달러까지 치솟은 뒤 소폭 밀리면서 전일 대비 0.1% 오른 996.70달러로 장을 마쳤다.

아마존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5% 올라 시가 총액이 478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월마트의 2배 수준이다. 또 미국 기업으로는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4위이다.

◇ ‘라이벌’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주당 997달러

시장조사업체인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지금까지 14개의 다른 기업 주식만이 주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기술주 중에서 유일하게 주당 1000달러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온라인예약서비스업체 프라이스라인 그룹이다. 프라이스라인의 이날 종가는 1857.45달러다.

알파벳은 주당 997달러로 100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마존고 매장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아마존 주가는 30일(현지시간) 장중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시애틀(미 워싱턴주)=AP/뉴시스 자료사진】

아마존 주가는 1997년 최초 상장 당시 주당 2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주가는 최초 상장가의 638배에 달하는 것이다. 20년 전 아마존 주식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63만8000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는 이에 힘입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제치고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와 함께 세계 500대 부호 공동 2위 자리에 올랐다. 베조스와 오르테가는 모두 850억 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를 30억 달러 차이로 뒤쫓고 있다.

아마존은 1997년 상장 이후 3차례에 걸쳐 주식분할을 했다. 1988년 1주를 2주로 분할했다. 또한 1999년 1월 1주를 3주로, 9월에는 1주를 2주로 각각 분할했다. 이번 주당 1000달러 돌파는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주당 1만2000달러를 기록한 것과 마찬가지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4월말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상승세를 탔다. 아마존은 1분기 매출 357억 달러, 주당순이익 1.48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의 매출은 1분기 23%나 증가했다.

알파벳은 이달 초부터 주당 1000달러 돌파를 놓고 아마존과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쳤지만, 간발의 차로 패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주가가 조만간 10%가량 상승해 1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미국, 온라인서 1달러 쓰면 43센트는 아마존 몫

베조스 CEO는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기투표 기계’(voting machine)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치를 재는 저울’(weighing machine)”이라는 표현을 즐겨 인용한다. 이는 미국의 가치투자 선구자인 벤자민 그레이엄이 남긴 말이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AP=뉴시스 자료사진

베조스는 투자자들이 아마존의 가치 무게를 재주길 원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왔고, 투자자들은 아마존이라는 회사 가치가 얼마나 빛나는지 입증했다.

아마존은 이제 MS와 페이스북, 애플, 구글과 함께 IT(정보기술) 분야를 지배하는 세계 5대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은 1360억 달러로 전년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1997년 상장 당시에는 1억48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아마존의 급속 성장은 온라인 쇼핑 덕분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인 슬라이스 인텔리전스(Slice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들이 온라인 쇼핑에 쓴 1달러 중에서 43센트가 아마존으로 흘러들어갔다.

아마존이 단순히 전자상거래 공룡이 아니라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로 발돋움한 게 대표적이다. 올해 1분기 AWS 매출은 42% 급증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에코’ 역시 아마존에 대한 기대를 키워주고 있다. 경쟁 업체인 알파벳이 ‘구글홈’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술력에서 앞선 에코가 여전히 AI 홈디바이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