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현우 조지아 서던 주립대 교수]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논의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이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녹아들고 있다. 인간 세상 여느 영역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세계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이현우 교수

모든 산업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면서 실재하는 물리적 세계가 가상세계에서 복제되고 관리 및 재생산되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의 발현이 그 혁명의 핵심이다.

4차 산업을 만들어 내고 핵심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에 위치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물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페이스북, 중개 플랫폼을 제공하는 우버, 또 이베이나 아마존까지 모두 미국에서 창업된 기업들이다.

그러나 2011년에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것은 독일이다.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강조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도 독일 출신 경제학자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진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고 드론을 띄우거나 로봇을 청소하는 등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국 기업들이 4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독일을 필두로 한 수많은 국가들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은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당시 독일의 우승 뒤에는 감독의 치밀한 전술, 선수들의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에 빅데이터 활용이 한몫 했다.

독일팀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개발한 분석 프로그램 ‘매치인사이트’를 활용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선수 몸에 달린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한 뒤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기록 및 영상과 결합하고, 분석해준다.

▲ 지난해 9월 2일 독일 베를린 세계가전박람회 ‘IFA 2016’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번지점프를 체험하고 있다. 【베를린(독일)=뉴시스 자료사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가운데 스포츠에 영향을 미칠 것들은 무엇일까? 우선 센서의 발달로 신체동작에 대한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기술과, 로봇 기술을 통해 신체활동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기술,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나이키는 작년에 새로운 러닝화를 출시하면서 그 러닝화의 발자국 모양대로 트랙을 만들어 홍보를 했다. 그 트랙은 LED 전광판이 세워져서 러닝화에 달린 센서를 통해 자신의 아바타가 형상화 되어 같이 달리게 되는데, 자신의 기록과 경쟁하며 달릴 수 있도록 사이버 공간의 기록을 현실에 구현한 것이다.

이미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프로 선수들의 움직임과 경험을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의 감각으로 간접체험하는 행사들이 생겨났다.

축구에서는 공과 선수들에 센서를 부착해 빅데이터를 통한 전술을 세우고, 야구에서는 초고속 카메라로 투구를 분석해 투수의 교체시기를 결정하기도 한다.

구글과 애플은 안경이나 시계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기기의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피트니스 산업과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 나이키 제공

3차원의 가상물체를 띄워서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넘어서서 뇌파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통한 로봇 팔의 움직임도 구현되고 있다.

나아가서는 모든 신체활동을 사이버 상에 데이터화 하고 그것을 현실에 실재화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면 인류는 어떠한 간접경험도 자신의 신체를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덩크도, 레이스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F1 드라이버가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 느끼는 횡G(횡중력 가속도)도, 고층빌딩에서 자유낙하하는 경험도 말이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