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진부하지만 민심은 천심이다. 농경시대엔 민심이 농심이었다. 지금은 민심을 여론이라 하고 대부분 도시의 시민의식에서 나온다.지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의 촛불시위가 바로 민심의 표출이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여론은 여전히 80%에 가깝다.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세월호 순직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등 ‘비정상의 정상화’부터 시작됐다.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청와대 수석, 장·차관 임명까지 언론의 ‘허니문’기간 지지가 이어졌다. 이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4번의 낙선, 지지율 2% 만년 꼴찌에서 1위가 되다”영화 ‘노무현입니다’를 소개하는 극장 팸플릿의 대표적인 광고카피다. 인간 노무현에 관한 영화는 이미 ‘변호인’에서 선풍이 일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대통령 시절의 내용이 주가 아닌가 생각했다. 언론 시사회 감상이나 영화평을 보면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을 주로 다룬 것으로 소개돼 흥미를 가졌다. 당시 필자는 노무현 후보의 금강캠프에서 연초부터 언론특보로 활동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해 6월부터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인 것은 알고 있지만 1일이 의병의 날이란 건 잘 모른다. 6월 6일 현충일과 6월 25일 한국전쟁 기념일 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것은 당연하다.420년전 임진왜란의 끝물인 정유년의 7번째 육십갑자인 올해 ‘의병의 날’이 새롭다. 특히 북한핵과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때라 더욱 그렇다. 역사가들은 대체로 “임진왜란은 수군의 이순신 장군 외엔 관군이 이긴 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오전 7시 서울을 떠난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영동고속으로 진입해 여주에서 중부내륙을 갈아탔다.행선지는 죽령옛길. 고려시대 경북 안동에서 개경 쪽으로 올라오는 옛고개다. 전에는 청량리에서 중앙선 열차를 타고 충북 단양을 지나 경북 영주를 거쳐 안동까지 가던 길이다. 옛길이 남아있다니 신기했다. 조선시대는 경주, 안동이 시들고 영남관찰사가 있던 대구 주위의 선비들은 문경새재(조령)를 넘어 한양으로 왔기 때문에 죽령은 한산해졌다. 지난 토요일(27일) 충북 제천에서 중앙고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일 만에 헌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히며 정치권에 화두를 던졌다.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대선 공약대로 개헌을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 취임 열흘 만에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이 한 일과 맞먹는 ‘좋은 일’들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더니 어려운 개헌도 별로 ‘힘주지 않고’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그간 개헌은 국민들의 의사보다는 대통령을 핵으로 한 정치권의 정략적인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5일 만에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도발’이다.북한이 15일 새벽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문 대통령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케 하고 직접 회의에 참석했다고 신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27분께 평안북도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700㎞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 3일 불기 2561년(2017년) ‘부처님오신날’(석가탄신일)을 맞아 대한불교 조계종에 축하메시지를 보냈다.일요일 서울의 모든 성당에서 사용하는 미사용 팸플릿(주보)에는 비교적 긴 염 추기경의 메시지 전문이 실렸다. 국교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성탄절과 석탄절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는 것도 특이하지만 이때마다 불교와 천주교의 수장이 서로 축하메시지를 교환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염 추기경은 메시지에서 요즘 우리나라 안팎에서 많은 혼란과 어려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4월 25일은 이순신 장군 472번째 탄신일이었다.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7년 전쟁’의 막바지인 1597년(선조 30년) 삼도수군통제사로 바다에서 왜군을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1597년 진도 울돌목에서 13척의 배로 130여 척의 왜군에 맞서 대승을 거둔 ‘명량해전’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그는 1598년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적의 총탄에 맞고 전사했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유언과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한창기. 들어본 듯한 이름이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찾아보면 출판인으로 나온다.1970년대 지식인들이 많이 보던 월간 와 폐간 후 80년대 재발행한 의 발행인이자 편집인이었다.‘태백산맥’의 조정래처럼 고향 전라남도 보성이 고향이다. 순천시 초입에 아직도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낙안읍성 입구에 순천시립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이 있는데 2년 전 방문한 적이 있다. 여기에 한씨가 모은 우리 전통생활용구 6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한씨는 전국 수재들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한국은 오는 11월부터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처음으로 펭귄을 비롯한 혹동고래, 크릴새우, 메로 등 해양생물을 포함한 남극 야생 생물 서식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은 연구용이라며 고래 포경어업을 계속해와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우리나라 원양어선도 그간 주로 일본에 수출하는 메로와 사료나 낚시 미끼용으로 크릴새우를 남획한데 대해 비난을 받아왔다.우리 어선들은 지난 2011년부터 남극해에서 메로를 불법으로 잡아왔고 아프리카 서안 라스 팔마스 근처에서 참치, 갈치 등을 마구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무언가 불안하다. ‘세기의 담판’으로 주목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후 분위기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에 이어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초청외교 결과가 불분명하다. 우리의 관심사인 북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THAAD) 배치문제에선 합의내용이 전혀 발표되지 않았다. 무언가 이면합의가 있지 않겠가 하는 의문만 더한다.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보복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보통 사람들의 일상 대화중 3분의 1이 거짓말이란다. 깜짝 놀라겠지만 이중에는 단순히 관습적인 대화가 대부분이다. 영어에서도 날씨가 나빠도 “굿 모닝!”으로 인사를 시작한다. 우리도 “안녕하세요?”라고 묻지만 굳이 응답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하는 인사가 아니다. 남에 대한 예의나 기본적인 체면을 위해서도 어릴 때부터 거짓을 강요받는다.이러 거짓은 영어에서도 ‘하얀 거짓말’(white lie)이라고 용인된다. 인생 3대 거짓이라는 유머에 노인의 “일찍 죽어야지” 노처녀의 “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공유할 수 없는가 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야기다. 같은 ‘노무현 뿌리’인데도 이번 대선 경선과정 막바지에서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지난해 연말께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때만해도 항간에서는 이번에는 문재인을 도와주는 ‘페이스 메이커’ 정도로 여겼다. 2002년 노무현 대선 때 안희정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서울 여의도의 금강캠프에서 대선 전략을 짰고 급기야 대선자금을 관리하는 정무팀장으로 활약했다. 문재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담뱃값 인하하겠다는 후보 찍을 거다.”경찰관 출신 50대의 후배는 각 당 대선 주자들이 안보 외교 경제 복지 등 대선의 공약을 발표하면서 왜 담뱃값에 대해선 언급이 없냐고 푸념한다. 그는 경찰 출신답게 20대 이후 보수권 여당 후보만을 찍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예외 없이 박근혜 후보에 표를 던졌다. 그러나 그는 2년 전 담뱃값을 2배 가까이 올리자 박근혜를 욕하기 시작했다.지난해 12월부터 국회의 탄핵소추로 시작돼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파면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樂而不流 哀而不悲’(낙이불류 애이불비)“즐겁지만 넘치지 아니하고 애절하지만 슬프지 않다” 즐기되 지나치게 휩쓸리지 않고 슬퍼하되 비탄에 빠지지 않는다는 음악의 최고의 경지를 뜻한다. 고려시대인 1145년(인종 23) 김부식 등이 편찬한 ‘가야편’에 나온다. 신라 진흥왕 시절 우륵이 제자의 음악을 듣고 말한 것이라 한다.또한 애이불비 이전에 애이불상(哀而不傷)이라는 말도 있다. 공자가 간추린 시경(詩經)에서 문왕(文王)과 후비(后妃)의 덕을 노래한 ‘관저’(關雎)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집에서 열다섯살인 시추 수컷을 키우고 있다. 내가 한창 일을 할 때 큰딸이 친구 집에서 갓 난 강아지를 데리고 와 현직에서 은퇴한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 처음 데려올 땐 눈은 크지만 코도 밋밋하고 허리만 길어 우스꽝스런 모습이었는데 털이 자라면서 나름 ‘못난 매력’이 있었다. 얼굴 모습이 작은 사자(獅子)처럼 보여 중국인들이 ‘쉬츠’(사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됐다. 원산지는 티베트 고원의 추운 지방 집에서 애완용으로 기른다고 한다.긴 세월 우리 집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이
[필리핀 마닐라=남영진 논설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추진해온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가톨릭 교회를 비롯한 민주주의자들이 취임 7개월 만에 반발하기 시작했다.지난 주말인 25일 마닐라에서 '마약과의 전쟁'에 항의하는 3천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도심 시위가 열렸다. 이날은 87년 독재자 베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을 몰아낸 ‘피플파워’ 30주년이었기 때문에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강력한 마약전쟁중 현장범을 체포없이 살해하는 정책으로 ‘다바오의 도살자’ ‘필리핀의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가 거침없다.지난해 가을쯤 처음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해 지난 연말만 해도 지지율이 2~3%대에서 맴돌았다. 그런데 새해부터 기지개를 켜더니 지난 주에는 드디어 20%를 넘어서 당내 경선에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11월 박근혜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워낙 강해 1강에다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의 2중과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의 2약 등으로 나타났었다.그러나 안 지사의 공식 대선후보 발표 후 지지율이 19%에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어릴 적 정월 대보름 때는 그리 춥지 않았다. 산골 강변의 추위가 지금보다 더했을테지만 논두렁에 쥐불을 넣고 깡통에 불을 넣어 돌리며 보름달을 맞았다.논은 들판에 있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산으로 연결된 밭에 불을 놓아 산불로 번지기도 했다. 분유깡통 아래에 깡통따개로 구멍을 내어 바람이 잘 들어가도록 불통을 만들고 어디 창틀에 있는 가느다란 철사를 빼내어 끈을 만들어 돌렸다. 설날부터 보름까지는 농한기여서 밤에 사랑방에서 새끼를 꼬던지 낮에도 화롯불을 피워놓고 화투 등을 즐겼다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시대 소련과 동구를 서구에서는 ‘철의 장막’(iron curtain)이라 불렀다. 또한 1949년 중국의 공산화 이후 마오쩌둥(毛澤東)의 인민공사운동, 문화대혁명시기를 ‘죽의 장막’(bamboo curtain)이라 칭했다. 이제 미국의 7개 이슬람국가 국민들에 대한 입국거부에 이어 멕시코 국경에 담벼락을 쌓게 되면 세계가 미국을 ‘비자 장막’(visa curtain)이나 ‘벽돌 장막’(brick curtain)이라 비아냥거려도 할 말이 없다.이런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