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잠잠하던 농협이 다시 언론의 관심에 올랐다.지난 시대 대표적인 ‘복마전’으로 서울시와 공기업 중에선 한국전력, 그리고 공적인 협동조합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즉 농협이 꼽혔다. 그동안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공무원 비리 ‘원 아웃제’ 도입 등으로 비리척결에 나서 시청 공무원들은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라는 원망까지 듣고 있다. 그만큼 자체 감사와 감시가 심해졌다.한전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한국원자력수력발전(한수원)에 대한 국민적 감시가 심해져 ‘복마전’의 이미지가 많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초겨울 광화문의 주말 분위기는 언제나처럼 소란스러웠다. 지난해 촛불집회 때의 대규모 인파는 아니더라도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유족들을 위한 하얀 천막과 노란띠 뭉치, 여러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의 시위로 마이크 소리와 구호 소리가 요란하다. 아직도 가을처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은행잎과 가로수 낙엽들이 흩날리는데 미국대사관 골목과 세종문화회관 길에는 포돌이 마크의 경찰기동대차가 줄지어 대기해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룬다.이젠 익숙한 광화문광장의 분위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베트남 말에도 우리말처럼 한자어가 들어 있다. 비엣남(越南) 하노이(河內) 통킹(東京) 등 지명은 말할 것도 없고 투띡(主席) 반묘(文廟) 콕두감(國子監) 관또이(軍隊) 등 관직명, 명사 등이 그것이다. 처음 들으면 잘 모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한자어를 추측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가 화교국인 싱가포르를 빼고는 우리나라와 베트남, 일본일 것이다.지리적으론 멀리 떨어져 있지만 베트남을 방문하면 관혼상제 등에서 우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카페나 식당에 가면 음료나 식사를 주문하고 먼저 계산부터 하라.”1980년대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살인적 인플레이션 시절 한국 교민들이 한국 관광객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하던 말이었다. 커피나 음식을 먹는 동안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값이 오르기 전에 먼저 계산하고 느긋이 환담을 나누라는 농담이었다. 이런 현상이 이제는 남미의 북부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내년 인플레이션을 2,300%까지 전망했다.남미에서 쿠바와 함께 반미 정책으로 유명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미시령을 처음 넘는단다.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니 미시령을 몰랐던 게 당연하다. 대학 78학번이니 그때는 내설악산과 속초, 화진포 등을 가려면 진부령을 이용했다. 동해안과 외설악은 오색, 한계령 넘어 양양과 설악동을 거쳐 비선대, 양폭, 천불동 계곡을 지나 대청봉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미시령은 군사도로로 일반인들은 갈 수 없었다. 그는 10월의 마지막 주 미시령터널을 나와 오른쪽에 높이 솟은 울산바위와 단풍 숲을 보며 감탄했다.“이 정도 경치면 규모는 작지만 미국 그랜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미국이 두 번째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를 탈퇴한다. 유네스코는 지난 10월 12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탈퇴를 선언하면서 위기를 맡게 됐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84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미국 행정부는 유네스코의 정치적 편향성과 방만한 운영 등을 문제 삼아 유네스코를 탈퇴한바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탈퇴로 유네스코의 정회원국은 193개국으로 줄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2년 10월 18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10월의 둘째주 서울의 동서에서는 약 1만년의 시차를 둔 마을축제가 열렸다. 신석기시대를 접할 수 있는 제22회 강동선사문화축제와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주둔으로 형성된 용산 이태원의 국제화된 지구촌축제가 그것이다. 한 도시에서 1만년의 시차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유럽의 로마나 중국의 베이징(北京)정도가 아닐까. 한강과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의 다양성을 만끽하는 가을 축제다.13일 금요일부터 사흘간 열린 암사동(바위절) 지역의 선사문화축제는 주변 둔촌중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한가위 연휴 기간에도 한반도의 전쟁위험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북한을 방문했던 러시아 의원단이 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오늘(10월 10일)을 전후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할 거라는 예측을 전했다.이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을 '태풍전 고요‘(calm before storm)라고 모호하게 말해 북한이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해설이 뒤따랐다.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일촉즉발 분위기의 북미 공방에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2011년 12월 대구에서 친구들의 왕따에 시달리던 중학생이 자살한 사건이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초등, 여중생들의 살인, 폭력 사건이 두드러진다. 인천에서 10대 소녀들이 공모해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사건의 두 범인 나이가 19세 17세다. 주범인 김모양이 자신에 대한 처벌이 5년에서 7년밖에 안될 거라며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니 ‘사이코패스’ 증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여기에 부산에서 또래 친구들이 여중생의 옷을 벗기고 집단폭행해 피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올레길’은 전 세계로 수출되는 ‘한류’의 한 품목이 됐다. 10년 전 제주에서 출발한 올레길은 남한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제 지방에는 옛날 나무꾼이 지게지고 나무하러 다니던 산길, 보부상이 봇짐지고 다니던 고갯길, 일제 때 트럭이 통나무를 베어내어 옮기던 길인 임도에서부터 동네의 골목으로 연결되고 있다.전국에 ‘둘레길’이라는 이름의 트래킹코스가 없는 곳이 없다. 관광과 건강을 한꺼번에 즐기는 ‘일타이매’의 황금길이다.올해가 제주도 올레길이 탄생한 10주년이다. 제주 출신의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시민들이 이겼다.”오랜만에 들어본 소리다. 이명박, 박근혜정부의 지난 9년 동안은 미국 쇠고기수입, 4대강 정비, 자원외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댓글수사, 세월호 수사, 원전 건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에 대한 반대시위나 호소가 통한 적이 없었다.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에 국민들은 말없이 따라가거나 저항하다 다친 경우는 있었지만. 따라서 이번 결정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부나 공기업이 들어준 거의 첫 케이스다.지난 8월말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결정에 대한 언론의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충남 예산 수덕사(修德寺)라면 여승인 비구니들만 있는 절로 알았다.1966년 가수 송춘희가 불렀던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애절한 음조의 유행가 가사 때문이다. 얼마 전 대학동창 40여명이 방문할 때 버스 안에서부터 이 의문이 화제가 됐다. 대부분이 여승들만 수도하는 절이라고 알고 있었다. ‘청춘을 불사르고’라는 수필집으로 유명한 김일엽 스님이 수련, 열반한 곳이라 더 ’비구니의 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었다.도착해 입장권 매표소에서 물어보았다. 아가씨가 웃으면서 “그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오랜만에 집 냉장고 계란 통에 달걀이 꽉차있다. 계란 값 파동이후 못 보던 달걀이라 반가워 “웬일?”이냐고 집사람에게 물으니 “먹을 게 있어야지…”라며 웃는다. 오염된 계란을 ‘아주 많이’ 먹어야만 해롭다는 보도를 보았다고 한다. 평소 점심 약속이 있으면 아침을 간단히 계란 후라이 2개 정도로 해결했는데 계란이 없으니 먹고 싶기도 했다. 미역국 된장국 오뎅국 등에 간단히 밥을 먹는 허전한 조식이었다.살충제 파동에 이어 언론에는 독일, 네델란드 등에서 수입된 둥근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몇 년 전만 해도 태국과 베트남의 주요 TV방송을 틀면 한국 드라마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태국의 50여개 채널 중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계 방송 10여개를 제외한 40여개 채널 3~4군데서 한국 드라마나 ‘1박2일’등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방영되곤 했다. 그런데 올 여름 방콕 체제 한 달 중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가끔 아이돌 가수의 공연 프로그램 정도를 볼 수 있었다.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동남아에서의 한류의 퇴조는 분명했다.사드(T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여행하다보면 제일 눈에 띄는 게 길거리 식당과 가판대다. 호텔의 경우엔 잘 몰랐는데 숙소에서 간단히 취사를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음식을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전기 인덕션 장치나 전자레인지 정도가 고작이고 가스레인지는 거의 없다. 태국 방콕의 대부분 시민들도 가까운 시장에서 밥(한 봉지 200~400원, 2인용)이나 반찬을 가게에서 비닐에 싸와서 집에서 먹는 구조다.1년 평균기온이 섭씨 30도 정도의 열대지역이니 주택
[이코노뉴스 방콕=남영진 논설고문] 오늘 7월 28일은 태국의 국경절인 ‘왕의날’(KING'S DAY)이다. 지난해 10월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시리킷 왕비의 생일은 전국적인 공휴일이지만, 이날은 왕과 왕비의 상징 색인 노란색과 하늘색 옷을 입고 왕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시한단다. 특히 올해 10월까지 1년간 국상(國喪) 기간이어서 마트에서 술을 팔지 않는 등 더욱 자숙하는 분위기다. 전국 관공서와 일반 회사 사무실에도 국왕 부부의 정장 사진이 아직 그대로 걸려있다.이 독특한 왕실문화가
[이코노뉴스 방콕=남영진 논설고문] 태국의 관문인 방콕 수완나폼 공항을 택시를 타고 나오다보면 고가도로 위에 지난해 10월 서거한 라마 9세 푸미폰 국왕을 조문하는 대형 조명 광고판이 공항전체를 압도한다. 우리나라에서 태국에 관한 소식은 지난해 국왕이 죽고 별로 인기가 없는 외아들이 국왕을 승계했고 현직 군인총리가 국정을 이끌고 있다는 정도다. 태국은 아직도 계엄하이며 특히 국왕 조문기간 1년이 되는 올 10월까지는 어떤 정치적 행위도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태국은 1932년 군부 쿠데타를 통해 국왕의 전제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6월말 중국 시진핑(習振平) 국가주석이 홍콩반환 20주년을 맞아 홍콩을 방문했다. 1842년 아편전쟁에서 영국의 함대에 패한 청나라 정부가 광둥성(廣東省) 작은 섬의 포구였던 홍콩을 영국에 할양했다.그 뒤 150년 만에 영국의 식민지에서 한국 대만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4룡’(龍)의 하나로 성장한 홍콩이 1997년 중국정부에 반환된 것이다. 당시 중국기자협회 초청으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던 한국기자협회 회장단의 일원들은 중국기자협회 건물 앞에 휘날리던 ‘不忘150年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금은 참치가 흔하다. 참치회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광어 도다리 등과 일반적으로 값이 비슷하지만, 부위에 따라 값이 천양지차다.그러나 참치캔 덕분에 1970~80년대 캠핑 가서 많이 먹었던 꽁치, 고등어 통조림을 대신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이제는 기름기가 많고 바다의 최종 포식자의 하나여서 수은 함량이 높다는 이유로 기피할 정도다. 그런데 언제부터 참치가 흔한 생선이 됐을까? 사실 참치란 생선이름도 60~70년대 이후 쓰였다. 크게 보면 다랑어와 새치 등을 뭉뚱그려 만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올해 87년 민중항쟁 30년을 맞아 사회 각 분야에서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진로를 모색하는 발표와 세미나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언론반동시대’라 할 수 있는 ‘이명박근혜’의 9년 보수정권이 문재인 대통령의 진보정권으로 바뀌자 언론을 어떻게 개혁해야 할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뾰족한 해답은 없다. 권력의 자제와 언론 경영진의 반성과 현업 언론인의 분발에 기대를 걸 뿐이다.대통령 지지율이 사상최고인 80%를 넘나드는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국정농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