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김정숙 여사와 참여한 뒤 15분간 특별인사를 했다.“우리는 기필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룰 것”이란 내용이었다. 다음날인 18일 문 대통령은 약 1시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예방해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격려의 말을 들었다.이 자리에는 한현택 신부만 통역으로 배석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사실상 방북(訪北) 의사를 밝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올해 노벨평화상은 콩고의 의사인 드니 무퀘게(63)와 이라크 북부 니네베주에 살던 야디지족 출신인 여성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에게 돌아갔다. 야디지족은 이라크, 시리아의 수니파 이슬람국가(IS) 무장조직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14년부터 간간이 국제뉴스에 등장했다.IS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지역과 모술, 니네베주 등을 먼저 점령한 뒤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이들에게 개종을 강요하고 거부하면 살해하거나 노예로 삼았다.니네베라면 기독교도들에게는 꽤 친근한 지명이다. 구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설악산의 명물 울산바위가 젊어졌다. 30여 년 전 군사도로였던 미시령을 일반에 개방하자 설악산을 찾는 외지인들은 고개를 오르면서 우뚝 선 바위산을 보며 그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런데 최근에는 산중턱까지 나무가 들어서 미시령 쪽에서 보면 바위의 절반정도가 숲으로 가려져 있다. 푸른 숲으로 덮여 색깔은 젊어졌으나 화강암의 산 기운이 하늘을 찌르던 위용과 기품은 많이 약해져 보인다.해발 873m의 울산바위는 사방이 절벽으로, 둘레가 4km에 달하며 정상에서 능선으로 6개의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한국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라틴어는 2개 정도이다.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다. 전장에서 승리한 장군이 돌아오면 개선문을 통과해 로마시내를 가두 행진한다. 그 앞에 노예가 ‘메멘토 모리’(죽음을 생각하라)라는 표장을 들고 나선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라는 뜻일 게다.여기에 젊은이들을 위한 경구인 카르페 디엠은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이다. 합쳐서 ‘삶과 죽음’이다. 모든 생물체의 운명이다.지난 여름은 114년만의 호된 더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동북쪽 태평양 연안에는 세계 3대 습지라는 쿠시로(訓路) 습지가 있다. 높은 산에서 태평양으로 빠지는 저지대에 습지가 있어 생태학자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1992년 한국일보 국제부기자 시절 ‘일제의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 취재차 이곳을 들렀다. 바닷가 군용비행장 공사장에 여덟살 짜리 조선인 노무자가 있었다는 책을 쓴 일본인 향토사가 마쓰모토(松本)씨의 초청이었다.쿠시로시 교외 절에 있는 화장 명부에서 8세 조선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이코노뉴스 글·사진=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주말 고향인 충북 황간(黃澗)에 천렵(川獵)을 다녀왔다. 천렵이라면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농촌, 산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향수를 부르는 말이다.동네서 가까운 앞강이나 냇가에 가서 피라미 붕어 메기 등 민물고기를 잡는 일이다.이번 여름은 114년 만의 무더위라 시퍼런 강물이 줄어 물이 빙빙 돌아 가끔 익사사고가 나던 강가 바위가 드러나 있었다. 그 위에 녹조가 끼어 어릴 때 소풍가던 ‘월류봉’ 강물이 아니었다.다섯 살 위의 형은 어릴 때부터 고기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흔히 쓰는 ‘한편의 영화 같다’거나 ’소설 같은 이야기‘는 가공의 상상력이 발동된 말인 줄 알았다.그런데 딱 21년 전인 1997년 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이 북한의 ’부작위‘ 협조로 가능했다는 게 영화 ’공작‘의 결론이다. 무슨 뜬금없는 영화 같은 얘기인가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다.당시 집권 한나라당은 1996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에 휴전선 도발을 부탁해 소위 ’총풍‘으로 승리했다. 이어 1997년 대선전에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국가안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8일 저녁 7시 서울 강남 교보빌딩 23층 대강당에는 평양의 현재 실상을 들으러 온 200여명의 청중이 꽉 찼다. 한창 더위를 뚫고 참석한 이 자리는 한겨레신문 사진기자로 최근 2년간 4차례나 북한을 다녀와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타커스 출간)라는 책을 펴낸 진천규 기자(59)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느라 진지했다.그는 책 제목에 대해 “알게 모르게 지난 10여 년간 남북은 여러 모로 많이 닮아갔다”며 올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표준시를 한국과
[이코노뉴스 방콕 글·사진=남영진 논설고문] 태국의 왕궁은 수도 방콕의 북쪽에 있다.18세기말 현재의 차크리 왕조가 들어선 곳은 지금은 퇴락한 방콕 항구 부근이었다. 당시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지에서 온 유럽의 큰 배가 바다에서 차오프라야강을 따라 올아와 수심이 깊은 이 방콕항에 화물들을 부려 놓아 각지로 날랐다.클롱 토이(KLONG TOEI), 사톤(SATHON) 지역이다. 창고가 있던 지역엔 ‘아시아테크’라는 체마파크가 들어섰다.이 지역에 서울의 종로통 같은 팔람시(라마4세, 영화 ‘왕과나’의 주인공) 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국내에서도 ‘바다의 로또’라는 참다랑어(참치)양식이 성공했다.일본 호주 카리브해 일부에 이어 세계 4번째다. 아직 어미로부터 부화해 키우는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 6월말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작은 치어를 잡아 성어로 키워낸 인공 참치를 상업용으로 출하했다. 2015년부터 어미로부터 수정란을 떼어내 인공치어를 부화시키는 실험에 성공해 내년이면 어미로부터 직접 부화, 축양, 출하 등 참치 양식이 성공하리라는 전망이다.일본은 태평양 참다랑어 멸종을 주도한 수산업 대기업들이 생존을 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방송광고의 폐해가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문제된 라돈 침대가 대표적입니다. 언제부턴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라며 소비자를 안심시키더니 대진침대에서 라돈이 나와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제품회사에서 수거를 안 해 우체국 택배가 가져가더니 이제는 쌓아놓을 데도 없는 실정입니다. 몇 년 전 ‘살인 가습기’도 미세먼지 방지와 건조한 공기를 해결해주어 폐에 좋다고 광고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아기의 생명을 앗아갈 줄 어떻게 알았습니까?” 지난 6월 29일 서울 중구 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주말 황간초등학교 동기들의 초여름 모임이 고향인 충북 황간면에서 있었다. 졸업 51주년이라며 60대 중반의 초로(初老)들 60여명이 학창시절 소풍가던 백화산 밑의 반야사 계곡 해오름펜션에서 1박2일의 일정을 마쳤다.1904년 경부선이 놓인 뒤인 1906년 개교한 ‘황간소학교’는 조선시대 황간현 지역이었던 주변의 상촌 매곡 추풍령 등 지금은 4개면에서 유일한 초등학교였다. 그러니 112년이나 됐다.지금은 전교 학생이 100명도 안되지만 한국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시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요즘 우리에게 러시아가 가까이 다가와 있다.동계, 하계 올림픽 다 합쳐도 그 인기에 못 미친다는 월드컵축구가 러시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근래 최약체라고 평가되는 우리 월드컵 팀이 2연패를 당하고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그러나 국민들은 열심히 밤을 새우며 다른 나라들의 게임까지 본다. 그만치 ‘인류의 대잔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남북, 북미 관계가 호전돼 앞으로 러시아, 중국 등 북방진출 가능성이 커져 관심도 높아졌다.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저 친구 내 스타일 아니야?” “딱 내 스타일이네” 등 젊은 층들이 ‘남친 이나 여친’을 선택할 때 쓰는 말이다. 물론 외모가 우선이고 키나 몸매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그러나 입는 옷과 구두, 풍기는 이미지나 남을 대하는 태도 등도 큰 요소다. 속담에도 ‘제 눈에 안경’이니 ‘짚신에도 짝이 있다’는 서로 죽이 맞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요즘 타고난 개인의 신체 컬러를 유형별로 구분해 이 진단을 기반으로 옷과 화장 등에 활용하는 ‘퍼스널 컬러’(personal col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이라면 끝없는 설원과 자작나무숲이 연상돼 설렘과 낭만이 서려 있다. 그러나 우리민족에게는 슬픈 역사도 함께 남아 있다. 이 철도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완전 개통되기도 전인 1904년 러일전쟁이 터져 군사물자를 수송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81년 전인 1937년 가을 이오시프 스탈린의 명령에 의해 연해주 지방에 살던 고려인 18만명이 화차에 태워져 6,000km를 달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황무지에 강제 이주된 길이
[이코노뉴스 퀘벡=글·사진 남영진 논설고문] 빨간 단풍잎 국기의 캐나다는 왠지 풍부하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러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영토를 지닌 대국이지만 인구는 3700만명이 채 되지 않아 남한보다도 적으니 살기에 좋은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농토와 산림, 호수로 이어진 석유가 나는 천혜의 땅이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 북극해를 아우르는 바다가 있으니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바닷가재, 청어, 대구가 풍부할 수밖에 없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5만 달러가 넘는다. 인구 3억2600만명에 국민소득 4만7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22일의 한미정상화담 성과를 놓고 국내외에서 여러 가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회담 직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해 1905년 을사조약이후 113년 만에 태극기를 다시 올리고 박정양 초대공사 등 공사관 직원 후손을 만나 격려하면서 국격을 크게 올렸다.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양 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으로 이날 오전 재개관했다.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정상회담을 마치고 22일 오후(현지시간) 조미
[이코노뉴스 블라디보스토크=글·사진 남영진 편집위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5월 중순은 서울의 1달 전 날씨였다. 가로수에 연록색 잎이 파릇하게 돋고 들에는 풀밭에 샛노란 민들레가 한창이었다. 지난 5월 11~13일 주말을 끼고 2시간 반 인천에서 연해주로 날아갔다. 비행기는 서해로 나가 북한 상공이 아닌 산둥([山東) 반도와 랴오둥(遼東) 반도 사이를 지나자 동쪽으로 꺾어 다롄(大連) 선양(瀋陽) 창춘(長春) 등 만주를 가로질러 러시아령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전날까지 현지에는 소나기가 내려 우산을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지난 4월 29일은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현 루쉰 공원)에서 일본인들의 일왕 탄생기념 행사와 제1차 상하이사변 전승 기념행사 자리에 물통폭탄을 던진 날이다. 1932년이니 올해로 86년 전 일이다. 이 의거로 일본 상하이 거류민단장 가와바타 테이지(河端貞次)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상하이 파견군 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육군대장은 부상을 입은 후에 상처가 악화돼 죽었다.함께 거사하기로 했던 백정기 의사도 입장권을 못 얻어 공원에 들어
[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촛불혁명이 우리나라 언론자유지수를 1년 만에 20계단 상승시켰다.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이 9년 만에 보수정권 대신 새로 들어선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을 70%이상으로 유지해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 확립’을 합의하기에 이른 것이다.촛불이 문 대통령을 한반도 평화의 ‘운전자’로 밀어 올려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일정만 합의하면 정전 65년 만에 ‘평화만들기’ 대업의 초석을 놓는 셈이다.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 4월 25일 서울